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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상호관세 시한, 연장 기로에서 각국 숨죽여…EU·한국 통상 줄다리기→관세폭탄 운명은”
국제

“트럼프 상호관세 시한, 연장 기로에서 각국 숨죽여…EU·한국 통상 줄다리기→관세폭탄 운명은”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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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 국제 무역 질서의 경계에서 역사는 다시 한번 숨을 고른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초한 90일 상호관세 유예의 마지막 순간이 두 주 앞으로 다가오며, 세계는 지금 미묘한 정적 속에서 긴장과 기대를 교차시킨다. 미국과 주요 교역국 사이를 가르는 관세 장벽의 길목에서, 아직 명확한 협상 타결의 빛은 보이지 않는다.

 

미국은 지난 90일 동안 중국을 제외한 세계 주요국과 관세 협상을 이어왔으나, 실질적 결실은 오직 영국과의 기본적 합의로 한정된다. 그러나 이마저도 10% 기본관세는 굳건히 유지한 채, 철강 등 민감 품목에선 임시 조치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유럽연합(EU)과의 통상 협상은 난항 그 자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한 거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경고하며, 타결 실패 시 엄격한 관세 징수의 단호한 뜻을 밝혔다.

트럼프 상호관세 유예 종료 2주 앞…연장 가능성 고조
트럼프 상호관세 유예 종료 2주 앞…연장 가능성 고조

EU 측 역시 분명한 견해를 내비쳤다. 스테판 세주르네 번영·산업전략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미국이 비대칭적 요구를 이어갈 경우 보복 관세와 산업 보호를 위한 재균형 조치를 선언했다. 독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도 만일의 사태에 여러 대비책이 준비됐음을 암시한다. EU 내부에선 항공기, 철강 등 전략 산업을 지키기 위한 방책들이 오가고 있다.

 

동남아시아 역시 관세의 무게에 시달린다. 베트남은 이미 46%에 육박하는 높은 관세를 견디고 있으며,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는 현실적 부담을 나누기 위한 논의가 이어진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25% 규모의 상호관세와 자동차 등 핵심 산업별 추가 관세 압박에 직면한 상황.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직접 미국 워싱턴DC로 향해, 실용주의와 상호호혜의 원칙을 되새기며 양국 이해의 접점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

 

정치적, 경제적 불확실성은 깊어만 간다. 미국 재무부의 스콧 베선트 장관은 7월 9일 종료되는 유예기간 연장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필요하다면 연장은 가능하다”고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여전히 협상은 오리무중이고, 각국은 마지막 순간까지 숨을 고르며 운명을 가른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애덤 패러 선임 애널리스트는 20여 개국과 협상이 이어지고 있어, 진정성을 보이는 국가에겐 유예가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그 밖의 국가에는 예고 없는 관세 부과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흐른다.

 

관세 유예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통상 불확실성은 전 세계 금융시장에 찬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세계는 지금, 미증유의 통상 줄다리기 끝에 어떤 역사의 파도가 몰아치게 될지, 무겁게 숨을 죽이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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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상호관세#유럽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