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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말리주맙 복제약 브라질 선제공략"…셀트리온, 중남미 알레르기 시장 노린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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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말리주맙 기반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치료제가 중남미 최대 의약품 시장인 브라질에서 바이오시밀러 경쟁 구도를 예고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 옴리클로를 브라질에 가장 먼저 선보이며 알레르기·호흡기 면역질환 시장 선점을 본격화했다. 업계에서는 브라질을 교두보로 한 중남미 항체 바이오의약품 포트폴리오 확장이 글로벌 면역질환 치료제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셀트리온은 27일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및 천식 등에 사용되는 오말리주맙 성분 바이오시밀러 옴리클로를 브라질에 출시했다고 밝혔다. 현지에서 출시된 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첫 제품으로, 퍼스트무버 지위를 확보했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이번에 150밀리그램 제형이 먼저 시장에 나왔고, 내년 초 75밀리그램 제품을 추가해 적응증과 환자 특성에 따른 용량 선택 폭을 넓힐 계획이다.  

옴리클로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한 졸레어로, 2023년 기준 전 세계 매출이 약 6조4992억원을 기록한 대형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졸레어는 면역글로불린E를 표적하는 단일클론 항체로 알레르기성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기전이 특징이다. 바이오시밀러는 구조적·기능적 동등성과 안전성, 유효성에서 오리지널과 동등 수준을 입증해야 한다. 셀트리온은 축적된 항체 바이오베터·바이오시밀러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오말리주맙 생산공정을 최적화해, 치료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약가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내놓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번 출시 전략은 기존 정맥주사 위주 항체치료제와 달리 피하주사 형태의 알레르기·천식 치료제 수요를 노린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와 중증 알레르기성 천식 환자의 경우 장기간, 정기적인 투여가 필수적이어서 약가, 투여 편의성, 장기 안전성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 회사 측은 임상 데이터와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치료 편의성, 공급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앞세워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전환 처방을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브라질 법인은 옴리클로 출시 전부터 현지 의약품 구매 담당자와 주요 알레르기·면역질환 진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제품 설명과 공급 역량 홍보를 이어왔다. 특히 11월 13일 브라질에서 열린 알레르기·면역학 학술행사인 ASBAI 학회에 참가해 현지 전문의를 대상으로 옴리클로 임상 데이터와 실제 투여 패턴, 환자 편의성 정보를 공유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학회 기반 마케팅은 고가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처방 패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초기 시장 안착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셀트리온은 이미 브라질 사립 의료시장 내에서 트룩시마와 램시마 등 항체 바이오시밀러로 점유율을 확보한 상태다. 2024년 2분기 기준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는 브라질 사립시장에서 약 80퍼센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는 약 60퍼센트 점유율을 기록했다는 현지 시장 데이터가 제시됐다. 항암·자가면역 영역에서 쌓은 신뢰도와 공급망 관리 경험이 옴리클로 처방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오리지널 중심으로 구축된 알레르기·천식 생물학적제제 포트폴리오에 바이오시밀러가 진입하는 국면이 시작됐다. 유럽과 일부 선진국에서는 비용 부담이 큰 알레르기·천식 생물학적제제에 대해 보험 재정 효율화를 명분으로 한 바이오시밀러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브라질과 중남미는 공공보험과 사립보험 시장이 공존하는 구조로, 고가 항체치료제의 급여 확대를 위해서는 바이오시밀러 도입이 필연적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다만 각국 규제기관의 허가 기준과 약가 협상 구조, 지역별 의사 처방 관행 차이가 실제 시장 점유율 확대 속도를 좌우하는 변수로 꼽힌다. 브라질은 항체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품질·동등성 검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정교화해 왔고, 약가 책정 과정에서 공공조달과 민간보험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 때문에 퍼스트무버 지위가 곧바로 높은 점유율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어, 장기적인 학술·마케팅 전략과 생산·공급 안정성이 중요해지는 분위기다.  

 

강경두 셀트리온 중남미 지역 담당장은 옴리클로가 브라질에서 첫 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로 출시된 만큼 시장 조기 진입의 이점을 살려 처방을 빠르게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브라질을 기점으로 내년부터 중남미 주요 국가로 판매 지역을 넓혀 면역질환 중심 항체 바이오의약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산업계는 셀트리온의 이번 행보가 중남미 바이오시밀러 시장 재편과 알레르기·천식 치료제 접근성 개선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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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옴리클로#브라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