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도마뱀 단성생식 실현”…영국 동물원, 8마리 부화에 성공
IT/바이오

“도마뱀 단성생식 실현”…영국 동물원, 8마리 부화에 성공

김서준 기자
입력

수컷과의 접촉 이력이 전혀 없는 암컷 도마뱀이 낳은 알에서 8마리의 새끼가 성공적으로 부화하는 사례가 최근 영국에서 확인됐다. 이른바 '단성생식(parthenogenesis)' 현상이 실제 관찰돼, 동물 생식기전 연구와 생물다양성 진화 분야에서 중요한 사례가 될 전망이다. 업계와 학계는 이번 결과를 '희귀 자연 번식 메커니즘'의 실증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 사건은 영국 슈롭셔주 텔퍼드이그조틱 동물원에서 발표됐다. 해당 동물원에 따르면 암컷 동부투구머리이구아나(Carol)가 산란한 알 중 8개가 최근 성공적으로 부화했으며, 모든 새끼가 암컷으로 판정됐다. 동물원 측은 암컷 개체만 보유한 상태에서 단성생식이 일어난 점에 주목했다. 단성생식이란 암컷 개체가 수컷의 정자 없이 난자를 분열시켜 유전적으로 같은 개체를 재생산하는 자연 생식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악어, 독수리, 상어, 도마뱀 등 극소수 종에서만 관찰됐으며, 알의 성공적 부화는 더욱 이례적이다.

이번 사례에서 밝혀진 주요 기술적 특성은 개체 간 교잡이 아닌 동일 어미의 유전정보만을 계승하는 재생산 과정이다. 유전체 분석에 따르면 이런 방식은 일종의 '자연적 복제'에 가깝다. 기존의 무성생식(분열, 출아 등)과 구별되는 점은 척추동물에서도 드물게 확인된다는 점으로, 생물의 다양성 확보와 진화 과정 이해에 새로운 해석틀을 제시할 수 있다.

 

시장적으로는 희귀 파충류 사육 또는 보존사업 영역에서 단성생식 활용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멸종위기종 관리, 유전자 다양성 연구, 동물원 및 생태복원 분야에서 응용이 속속 시도되고 있다. 이 같은 번식 사례가 축적된다면 유전병 회피, 개체수 증가 등 종 다양성 정책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글로벌 학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기존에 보고된 상어·조류·파충류의 단성생식 사례와 함께 비교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미국에서 보고된 왕뱀, 호주에서 관찰된 모니터 도마뱀 등도 유사 경로로 새끼를 낳았으나, 모두 안정적 부화에 이르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다만 단성생식에 의한 번식은 유전적 다양성 한계, 질병 감수성 증가 등 생태계 위험성도 동반한다. 영국 동물원은 “알과 새끼 모두 건강 상태를 정밀 진단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자국 동물보호·연구기관은 사례 검증 및 윤리적 관리 개선을 논의 중이다.

 

전문가들은 “단성생식 실증은 생물학과 유전학 연구뿐 아니라, 보존생물학적 전략 개발에도 작은 변곡점이 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해당 메커니즘의 활용과 윤리, 개체 군집 건강 관리 정책이 조화롭게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현상이 보존혁신 및 생태계 복원 정책에 접목될지 주시하고 있다.

김서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텔퍼드이그조틱동물원#단성생식#동부투구머리이구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