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대외 차관으로 인프라 재점화”…중국 지원 고속도로에 경제 회복 기대감
현지시각 18일, 스리랑카(Sri Lanka) 정부는 2022년 국가부도 이후 처음으로 중국(China) 수출입은행에서 5억 달러 규모의 차관을 확보해 중단됐던 콜롬보~칸디 중앙고속도로 건설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외화 고갈로 2년 넘게 멈췄던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가 재개되면서, 국제 금융시장과 외교가 모두 이번 조치의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인도양 전략 요충지로, 중국과 인도(India) 간 영향력 경쟁의 핵심 무대이기도 하다.
현지 정부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2016년 첫 삽을 뜬 뒤 전체 38km 구간 중 3분의 1만 진행된 상태에서 2023년 국가부도의 여파로 중단됐다. 최대 채권국인 중국이 직접 자금 지원에 나선 것은 자국 건설기업과의 이해관계, 그리고 인도양 내 지배력 강화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기 극복과 경제 회복의 상징으로도 받아들여진다.

이번 대규모 차관 도입은 2023년 대선에서 부패 척결과 재정정상화를 내건 아누라 디사나야케 대통령 정책과 맞물린 것이다. 스리랑카 정부는 중국과 신규 조건으로 차관을 유치했고, 오는 2028년 4월 완공 목표를 제시했다.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고속도로 공사 재개식에서 “중국의 지원은 유리한 조건이며, 국가 신용도와 경기를 동시에 회복할 수 있는 계기”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전문가들은 10년 불황을 예상하지만, 우리는 5년 내 회복이 가능하다”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경제지표도 개선 신호를 보이고 있다. 스리랑카는 29억 달러 규모의 IMF 지원을 받으며, 2024년 약 5% 성장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성장세 유지, 위기 극복 중심의 내년 예산 편성을 예고했다. 이 같은 조치는 국제 금융시장에도 즉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첫 대외 차관 유치 소식이 채권·외환시장에 신용등급 회복 기대감으로 일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야금(中冶) 등 중국 건설기업의 현지 참여에 대해 치전훙(齐振洪) 주스리랑카 중국대사는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한층 진전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인도 및 주변국 역시 스리랑카의 지정학적 재부상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주요 외신은 이번 프로젝트를 중국(China)의 ‘일대일로’ 확장과 스리랑카의 경제 회생 전략이 맞물린 사안으로 분석했다. CNN은 “스리랑카가 중국과 IMF 자금을 투트랙으로 활용하면서, 인프라 투자와 국제 신뢰 회복에 나섰다”며 “향후 동남아 및 남아시아 금융 환경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규모 인프라 추진이 외환유입과 성장률 개선에는 긍정적 시그널이지만, 추가 외채 부담과 상환 리스크도 함께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스리랑카 정부는 외화 유입 확대, 경제 기초 체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스리랑카 사례가 재정 위기국의 국제 협력 모델로 자리 잡을지, 혹은 새로운 대외 의존 논란을 야기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스리랑카를 둘러싼 대외 투자 및 건설시장, 지역 패권 경쟁 구도가 함께 주시 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