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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가속기 데이터 실험, AI로 1개월 단축”…정부, 실시간 분석체계 추진
IT/바이오

“대형가속기 데이터 실험, AI로 1개월 단축”…정부, 실시간 분석체계 추진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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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반의 실시간 데이터 분석 기술이 도입되면서 국내 대형가속기 활용 실험 환경에 근본적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정부는 기존 6개월에서 1년 이상 소요되던 대형가속기 활용 실험 기간을 AI 활용 데이터 기반 통합 플랫폼을 도입해 1개월 내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 국가 연구개발(R&D) 현장의 효율성 제고에 나섰다. 실제로 복잡한 기초과학 실험이나 신소재 분석 등에 활용되는 대형가속기는 빔타임 할당, 데이터 처리, 실험 설계 등에서 병목이 발생해왔다. 이번 조치는 복잡다단한 실험 및 데이터 처리 환경을 AI의 실시간 처리 역량으로 극복하려는 것으로, 업계는 경쟁적 기초연구와 전략기술 확보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제73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운영위원회를 통해 ‘2025년도 상반기 국가연구개발 성과평가 결과’와 더불어 ‘대형가속기 활용 효율성 고도화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과기정통부는 연구성과와 사업 추진 과정을 심층 평가해 성과가 미흡한 사업은 2026년 예산 배분·구조조정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이번 중간평가에선 22개 부처, 212개 사업을 점검해 18.9%가 ‘우수’로, 21.7%가 ‘미흡·부적절’로 분류됐다. 인력양성, 다부처 협력사업 등에서는 각 사업 목표, 성과 관리, 부처 간 협업체계의 미비점이 드러났으며, 내실화와 제도 개선 요구가 부각됐다. 출연연구기관 중장기 평가는 11개 중 ‘우수’ 5개, ‘미흡’ 1개로 연구성과의 격차도 드러났다.

정부는 대형가속기 정책의 무게중심을 ‘인프라 구축’에서 ‘활용 효율성 고도화’로 이동시킨다. 핵심은 빔타임 등 실험 자원의 수요기반 우선배분, 일괄 지원체계(원스톱 연구지원), 민관 합동 전략기술 분야 육성이다.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AI와 데이터 중심 실험·분석 체계 전환이다. ‘실시간 실험-분석 통합 플랫폼’은 AI의 빠른 패턴 인식·분석 기능을 활용해 실험 중 오류나 변수 대응을 자동화하고, 데이터 획득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한다. 과기정통부는 장기간 병목이었던 가속기 실험 셋업 과정을 6개월~1년에서 ‘1개월 이내’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데이터 공유·연계, 자동화 장치 확산, 전문장비 운영체계 등도 대폭 정교화한다.

 

글로벌 주요국 역시 대형가속기 혁신에 AI를 접목하는 추세다.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유럽 CERN 등은 AI 자동화 제어, 실시간 데이터셋 관리 엔진을 실험 현장에 도입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대형가속기 운영 전문인력 부족, 정보 교류 플랫폼 미비가 오랜 현안이었다. 이에 정부는 빔타임 활용·분석 인력양성, 국내외 협력 연구, 해외 빔타임 및 데이터 공유 기회 확대도 병행한다. 동시에 대형가속기법 시행령 제정 등 제도적 기반 강화, 혁신본부와 전문기관 중심의 거버넌스 재정립, 인력교류 중심 현장 교육 고도화도 중점 추진한다.

 

전문가들은 “AI의 실시간 판단·자동분석이 향후 대형가속기 활용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재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과기정통부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국가 R&D 성과평가는 정책 환류, 투자 효율성, 첨단 인프라 활용의 핵심 동인”이라며 “미래 기초과학과 전략기술 분야 역량 강화에 정부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계는 AI 기반 대형가속기 혁신이 실제 연구 개발 현장과 기초과학 생태계 전반에 얼마나 빠르게 안착할지 주시하고 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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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대형가속기#인공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