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데이터 의미도 전한다”…KT·노키아벨, 6G 시맨틱 통신 본격화
AI 기반 시맨틱 통신 기술이 미래 네트워크의 패러다임을 재편하고 있다. KT가 6G 통신의 핵심으로 꼽히는 시맨틱 통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글로벌 통신 연구기관 노키아 벨 연구소와 전략적 협업에 나섰다. 시맨틱 통신은 인공지능이 데이터의 의미를 이해하고, 실질적 정보만을 추출해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기존에는 데이터의 물리적 모든 요소가 전송되었지만, 이 방식은 핵심 의미 중심의 전달로 전송 효율을 대폭 높일 수 있다.
KT는 지난해 10월부터 영상·음성 등 데이터 사용량이 큰 분야에서 시맨틱 통신 내부 실증을 진행해왔다. 실험 결과, 데이터 전송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원본 의미를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예컨대, 네트워크 혼잡 구간이나 대역폭이 제한된 위성 통신 환경에서도 사용자가 느끼는 품질 저하 없이 고품질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은다.

AI가 데이터의 의미와 맥락을 판단해 필요한 정보만 전송하는 기술적 차별점은 자율주행, 로봇 원격제어, 실감형 홀로그램 통신 등 미래형 서비스 실현의 관건으로 꼽힌다. 기존 물리적 데이터 전체 전달 방식의 한계를 넘어, 사람간 대화처럼 맥락 위주의 효율적 통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장 파급력이 크다.
KT는 올해 초 노키아 벨 연구소와 6G 시맨틱 통신 기술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고, 기술 비전과 로드맵을 공동 수립했다. 양사는 미국 벨 연구소 본사에서 6G·시맨틱 통신 기술 워크숍도 진행하며, 전송 알고리즘 개발 등 국제 표준화 기여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본 NTT, 미국 AT&T 등 주요 통신사들도 유사한 형태의 AI 기반 차세대 통신 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한편, 시맨틱 통신의 상용화를 위한 AI 결합 통신법, 데이터 보안·윤리 기준 등 정책적 과제들도 논의가 활발하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AI 융합 통신 기술의 성공적 확산을 위해 산업 규제와 기술 인증 체계가 정합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종식 KT 미래네트워크연구소장은 “AI와 통신 융합은 네트워크의 근본을 바꿀 혁신”이라며 “6G 시대에 걸맞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의 실제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는 6G 시맨틱 통신이 미래 네트워크 표준으로 자리잡고, AI·통신 융합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