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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탈삼진 쇼크”…김건우, 37일 만의 복귀→KIA전 무실점 역투
스포츠

“12탈삼진 쇼크”…김건우, 37일 만의 복귀→KIA전 무실점 역투

권혁준 기자
입력

빗방울이 드리운 인천 SSG랜더스필드의 밤, 김건우는 마운드 위에서 막힘없이 타선을 돌파했다. 37일 만의 1군 복귀전이었지만, 그의 투구엔 주저함이 없었다. 5⅓이닝 동안 KIA 타자들에게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개인 한 경기 최다인 12탈삼진을 기록했다. 한 방마다 터지는 관중의 환호성이 오랜만에 돌아온 에이스를 반기고 있었다.

 

경기는 초장부터 김건우의 거침없는 역투로 무게 추가 SSG 쪽으로 기울었다. 1회초에서 윤도현, 박찬호, 김선빈 세 타자를 줄줄이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2회 역시 위기를 볼넷 한 개만으로 잘 넘겼다. 3회와 4회를 거치는 동안 매 이닝 삼진을 추가하며, 이날 선발로 나선 KIA 전 타자를 삼진으로 요리했다. 이 기록은 시즌 8번째, KBO리그 역대 45번째로 남았다.

“12탈삼진 역투”…김건우, KIA전 5⅓이닝 무실점 쾌투 / 연합뉴스
“12탈삼진 역투”…김건우, KIA전 5⅓이닝 무실점 쾌투 / 연합뉴스

압도적인 흐름은 중반에도 식지 않았다. 김건우는 6타자 연속 삼진이라는 대기록을 추가했다. 6회 초 2번째 타자 박민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아쉽게 노히트 행진은 멈췄지만, 완벽에 가까운 투구는 더 큰 희망을 불러일으켰다. 최고 구속 149km/h의 직구와 변화구의 조화는 타자들을 무력화시키기에 충분했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SSG에 입단한 김건우는 군 복무와 2군을 오가며 성장기를 거쳤다. 8월 LG전 부진 이후 2군에 내려갔지만, 퓨처스리그에서 재정비를 마치고 돌아온 복귀전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전까지 선발 11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3.67을 올렸던 그는 이날 쾌투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현장에서 SSG 이숭용 감독은 불펜 총동원 준비까지 해뒀지만, 김건우가 기대를 뛰어넘는 투구를 선보이며 팀의 선발 운용에 긍정 신호를 보탰다. 응원을 이어간 팬들과 팀 동료들의 시선엔 깊은 신뢰가 묻어났다. SSG는 이날 승리로 순위 경쟁에 다시 힘을 얻게 됐다.

 

다가올 주말, SSG 랜더스 주축 투수진의 운명에도 김건우의 활약이 미묘한 균형을 더하고 있다. 패배를 안은 KIA 타이거즈는 다음 경기에서 반전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인생 한 편의 다큐처럼, 관중과 선수의 마음에도 잔잔한 울림이 남았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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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ssg랜더스#kia타이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