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무안타 침묵”…이정후, 몸 맞는 공 출루→1득점으로 숨통
기대와 긴장이 교차한 밤,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엔 한국 팬들의 두근거림이 가득했다. 이정후는 3경기 연속 무안타의 침묵을 깨지 못했으나, 출루 집념과 빠른 주루로 팀에 귀중한 1득점을 안겼다. 몸에 맞는 공 하나에도 환호가 쏟아지던 순간, 그라운드는 작은 동점의 의미로 다시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2025년 9월 15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가 맞붙은 경기에서 이정후는 중견수와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세 차례 타격에서는 뜬공 두 번, 삼진 한 번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2회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타일러 글래스노우의 초구를 몸에 맞고 출루한 뒤 윌머 플로레스의 안타와 폭투에 힘입어 3루까지 진루했다. 곧이어 케이시 슈미트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으면서 팀에 1-1 균형을 가져왔다.

흐름은 이후 한층 가팔라졌다. 이정후는 추가 안타를 노렸으나 상대 마운드의 견고함에 다시 한 번 막혔다. 그의 시즌 타율은 0.266로 소폭 하락하며, 자신이 쌓아온 523타수 139안타에서 잠시 멈춰 섰다.
8회말에는 긴 기다림 끝에 김혜성이 다저스 소속으로 2루수 대수비에 나서 오랜만에 모습을 보였다. 두 선수는 그라운드 한편에서 짧게 시선을 주고받았고, 그 장면만으로도 많은 팬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9회초, 김혜성은 무사 1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10구의 치열한 승부 끝에 풀카운트에서 아쉽게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고, 그의 시즌 타율은 0.283, 9월 타율은 0.071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는 다저스가 10-2로 샌프란시스코를 꺾으며 시즌 84승 65패,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굳혔다. 반면 샌프란시스코는 2연패에 머물렀고,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3위 뉴욕 메츠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졌다.
팬들의 현장 응원과 촘촘한 긴장감은 밤 늦게까지 이어졌다. 메이저리그의 끝나지 않은 서사는 내일을 기다리는 이정후와 김혜성의 또 다른 도전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현지 경기 기록과 두 선수의 인상적인 맞대결은 현장에 모인 이들 사이에 오래도록 깊은 여운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