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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공방, 곤충의 숲, 대나무의 길→거제 가족 여행지의 서정적 하루
문화

바다의 공방, 곤충의 숲, 대나무의 길→거제 가족 여행지의 서정적 하루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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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선을 따라 불어오는 바람은 어린 시절의 그리움과 설렘을 되새기게 하며, 거제는 이러한 감정을 품은 가족 여행지로 특별한 하루를 초대한다. 개발과 자연, 교육이 조우하는 이곳에서, 아이들은 세상을 향해 첫발을 떼고 부모는 일상의 무거움을 잠시 내려놓는다. 바다의 꿈과 생명의 신비, 싱그러운 숲이 어우러진 경험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거제조선해양문화관에서는 바다를 터전 삼아 살아온 이들의 삶과 첨단 조선기술의 역사, 그리고 아이들의 호기심이 만나 또 하나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1관 거제어촌민속전시관은 거제 지역 어민들의 생생한 삶의 장면을, 2관 거제조선해양문화관은 배의 원리와 구조를 세밀하게 다루며 직접 보고 체험하는 공간을 제공한다. 한 번의 입장으로 두 세계를 탐구하는 시간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알찬 추억의 무늬를 새긴다. 유아 조선소, 시뮬레이터 체험존, 4D 영상관은 어린이들이 가장 먼저 손을 내미는 공간으로, 배움과 놀이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을 선사한다. 5층 전망대에서는 한려수도 바다 풍광이 탁 트인 시각의 열림을 안겨주며, 무료 망원경은 바다 너머까지 상상력을 머금은 풍경을 전한다.

거제곤충생태박물관 / 출처: 한국관광공사
거제곤충생태박물관 / 출처: 한국관광공사

숲의 고요와 생명의 역동이 만나는 거제곤충생태박물관에서는 크고 작은 곤충들의 섬세한 삶의 소용돌이를 만난다. 1층 전시관에는 장수풍뎅이의 장엄함, 비단벌레의 화려한 빛깔, 나비의 날갯짓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2층 곤충체험실에서는 개미굴의 미로 같은 구조와 ‘곤충들의 일기’ 같은 창의적 전시를 경험할 수 있으며, 어린이들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듯 작은 생명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곤충에게 배운 인내와 다양성의 가치는 아이들의 성장에 잔잔히 스며든다.

 

걷는 것만으로도 위로와 치유를 경험할 수 있는 거제맹종죽테마공원에서는 대나무 숲의 짙은 녹음이 온몸을 감싼다. 국내 최대 규모의 맹종죽 군락지는 바람의 숨결까지 고요하게 머금는 숲이 돼, 방문객 모두에게 새로운 호흡을 선사한다. 죽림욕 테라피로 일상의 피로를 씻어내고, 모험의 숲과 서바이벌 체험 등 다양한 가족 프로그램에서 작은 도전과 음악 같은 웃음이 잇따른다. 굵고 큰 대나무 사이를 걷는 순간, 자연과 삶의 사이에 다정한 이야기가 피어난다.

 

거제는 조선산업의 현장과 생태, 치유의 공간이 한데 어우러져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의미의 여행을 그려내는 곳이다. 관람객 김수현 씨는 “바다와 숲, 그리고 작은 곤충들에서 아이와 함께 삶의 신비를 발견했다”고 이야기하며, 여행의 감흥을 전했다.

 

거제를 품은 가족 여행은 각기 다른 색을 가진 공간을 잇고, 소중한 일상에 작은 감동을 더한다. 풍경의 서사와 체험의 깊이가 동시에 펼쳐지는 이 여정은, 자연을 닮은 위로와 성장의 메시지로 오래 기억된다.  

거제조선해양문화관, 거제곤충생태박물관, 거제맹종죽테마공원 등은 경상남도 거제시에 위치해 있으며,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사계절 내내 방문할 수 있다. 다가오는 5월의 따스한 햇살 아래서, 거제는 치유와 배움의 여행지로 가족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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