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청탁 의혹 정조준”…특검, 통일교·권성동 압수수색 강행

정치권을 둘러싼 최대 현안인 김건희 여사와 통일교 관련 각종 청탁 의혹을 두고 특검팀이 강제수사에 나섰다. 18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 경기도 가평 및 서울 용산구 통일교 시설을 비롯, 주요 관계자 자택에 대한 동시다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날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실 역시 특검 손길을 피하지 못했다. 특검이 확보한 물증과 진술에 따라 권력형 청탁, 여권 주요 인사의 선거개입 의혹이 정치권을 뒤흔들 전망이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통일교 본부와 서울 본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문서, PC 파일 등 핵심 자료를 집중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통일교를 이끄는 한학자 총재의 거처인 천정궁과, 김건희 여사를 향한 청탁 과정에 등장한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주거지도 포함됐다. 특검은 이들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매개로 김 여사에게 실질적 청탁을 시도했다는 의혹의 실체를 파악하겠다는 방침이다.

김건희 여사는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전성배씨는 2022년 4~8월 경 윤씨로부터 ‘김 여사 선물용’으로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백 등 고가품을 받아 김 여사 측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여기에 더해 통일교가 추진하던 캄보디아 개발사업 지원,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및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이 실제 청탁에 포함됐다는 진술이 나왔다. 그러나 건진법사 전씨는 이미 “물건을 받은 건 맞지만 모두 잃어버렸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은 이들 관련 장소를 수차례 압수수색했지만 목걸이와 가방 실물을 확보하지 못했다.

한편, 통일교 측은 윤씨의 행위에 대해 교단 차원이 아니라 개인 일탈이라는 공식입장을 재확인했다. 윤씨 역시 검찰 조사에서 “총재 결재를 받고 한 일”이라면서도 교단의 조직적 관여는 부인하고 있다. 윤씨는 이미 신도 자격을 박탈당해 교단에서 축출된 상태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실도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전씨와 윤씨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개입, 권 의원을 당대표로 만들기 위해 통일교 신도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키려 했다는 의혹이 핵심이다. 실제로 당시 윤씨는 “윤심은 정확히 무엇인가”, “전당대회에 어느 정도 규모가 필요한가”란 문자를 전씨에게 보냈고, 전씨는 “윤심은 변함없이 권”이라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동시에 통일교 지도부에 대한 ‘해외 도박 수사무마 의혹’도 추적 중이다. 과거 한학자 총재 등 간부진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대규모 도박을 벌였으나 경찰 수사가 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개입으로 무마됐다는 주장이다. 윤씨는 녹취 파일에서 “윤핵관이 알려줬다. 윗선에 보고를 드렸다” 등 경찰 수사정보 유출 정황을 언급한 바 있다.

특검팀은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 김상민 전 검사의 채용 문제도 들여다보고 있다.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김 전 검사가 김건희 여사 측 입김으로 국정원 특별보좌관 자리를 얻었는지 수사 중이다. 김 전 검사는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선거구를 옮기게 된 배경에도 등장했으나, 결국 두 인물 모두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번 압수수색 결과에 따라 특검팀의 칼끝은 통일교 조직적 연루, 권성동 의원 선거개입, 국가정보원 부정채용 등 쟁점에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통일교측과 여권 인사 등 해당 당사자들은 ‘개인 일탈’·’사실무근’이라며 방어에 나선 상황이다.

정치권은 특검 수사 확대에 명운이 걸린 주요 인물들을 둘러싸고 격렬한 공방에 들어갔다. 향후 국회의 대응과 여론의 흐름에 따라 특검 파장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