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선트, 연준 수장 거론 속 장기 집권 의지”…트럼프 행정부의 금융 헤게모니 향방은→시장 불안 촉진
워싱턴 정가에서는 장마가 머물 듯 깊은 고민의 흐름이 짙게 감돈다.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가 연방준비제도 차기 의장 후보로 떠오른 이 날, 그는 온화한 미소와 결연한 어조로 자신의 각오를 내비쳤다. 11일 미국 하원 세입세출위원회에 출석한 베선트 장관은 ‘연준 의장과 재무장관 중 어느 자리가 더 매혹적이냐’는 질문에 대해 "지금 내가 워싱턴에서 맡은 일이 가장 좋다"라며, 현직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그는 "2029년까지 이 자리를 지키고 싶다"고 덧붙이며, 금융 정책 수장으로서의 장기 구상에 깃든 단단한 의지를 이야기했다.
그의 이름은 이미 정치권과 금융권 모두에 회오리처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블룸버그를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들은 베선트 장관이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서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음을 공보자료와 인사 참모진을 통해 확인했다. 경제 성장의 척추가 되었던 무역 협상, 감세, 그리고 과감한 규제 완화 정책–베선트 장관의 손끝에서 발효된 모든 정책은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와도 고리 깊게 연결돼 있다. 다만, 연준 의장에 대한 공식적인 면접과 절차는 아직 조용한 물결 속에서 출항을 기다리고 있다.

정치적 시계는 다른 곳에서도 빠르게 돌아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가 내년 5월이면 끝남을 거론하며 후임 지명을 "매우 곧" 단행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연준 독립성 논란이 불붙은 상황,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인하를 둘러싼 논쟁의 한복판에서 그 존재감을 증명했다. 주목받는 연준 의장 후보군에는 베선트 장관뿐 아니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시에 대해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직접 언명하며 관측을 더욱 촉진했다.
금융시장은 숨을 고르며 출렁이고 있다. 폴 튜더 존스를 비롯한 거물급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초강경 완화정책을 뒷받침할 만한 '비둘기파' 인사를 선택할 가능성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연준 차기 의장 인선의 성향과 시기, 그리고 그에 따라 조정되는 통화정책의 결은 뉴욕과 런던부터 홍콩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의 실핏줄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연준의 새로운 리더십이 시장에 선사할 긴장과 희망, 그리고 불확실성에 지금 세계는 조심스럽게 숨을 죽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지명이 다가올수록, 투자자와 정책 담당자 모두의 시선이 워싱턴 D.C.로 쏠리고 있다. 금융정책의 방향키가 어느 손에 쥐어질지, 그리고 미국 경제의 미래 나침반이 어떤 강이나 파도 위에서 흘러갈지, 국제사회는 다시금 미국이라는 대륙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