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비의 노래는 사랑이었다”…가족과 맞잡은 손, 암을 넘어선 인간극장 무대→눈물의 용기

가족이란 기적의 이름 아래, 목비 이선옥은 다시 노래를 시작했다. 빛나는 꿈을 품었던 시절, 고된 현실과 아픔이 밀려들었지만 그녀는 무대 위에서 끝내 살아남았다. 팬에서 삶의 동반자로 변한 남편 이택연, 커가는 딸 도윤과 함께 하는 소박한 일상에는 여전히 작은 희망의 멜로디가 뒤섞인다.

이선옥은 고등학생 시절 부모의 이혼, 그리고 경제적 위기를 겪으며 자신을 다잡아야 했다. 대학 대신 일을 선택해야 했던 자리에서 그녀는 노래와 만났고, 직장인 밴드에서 숙련된 감성을 빚어냈다. 26살, '목비'라는 이름으로 정식 가수로 데뷔했던 무대는 평범함을 이겨낸 용기의 상징이 됐다. 그 무대를 오래도록 곁에서 바라보던 이택연은 결국 삶을 함께한 가족으로 목비 곁에 남았다. 소속사 대표와 가수, 팬에서 남편이 된 두 사람의 긴 시간은 누가 대신할 수 없는 연대와 기다림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8년 전, 목비와 가족에게 암이라는 이름의 시련이 닥쳐왔다. 자궁암 진단을 받았던 순간부터 유방암 판정까지, 깊은 어둠이 집안을 드리웠고, 네 차례의 항암치료와 가슴 한쪽의 절제라는 고통이 이어졌다. 완치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목비는 누가 될까 두려운 시간마저 딛고 가족 앞에서는 늘 밝은 미소를 잊지 않는다. 매일 먹는 약의 부작용과 몸의 통증 속에서도 그녀에게 가장 큰 근심은 딸 도윤의 애틋한 눈동자였다. "엄마가 아프면 도윤이가 더 힘들어했죠. 그래서 더 오래, 더 건강하게 노래하고 싶어요."라는 그녀의 바람은 거짓 없는 진심이다.

그 진심은 음악에서 더욱 또렷하게 빛난다. 작은 콘서트를 앞두고 하나로 뭉친 가족은 각자의 자리에서 보이지 않는 힘을 보탠다. 딸 도윤은 엄마와 함께하기 위해 생소한 기타에 도전한다. 그녀의 손끝에는 설렘과 긴장이 교차하고, 음 하나 박자 하나에 가족 모두의 기대가 실린다. 아직 미완성인 신곡 ‘와일드 플라워’ 연습에 온 마음을 쏟는 목비는 무대 앞이 아닌 무대 뒤에서야말로 삶의 빛을 다시 찾는다.

백팔가요 초대 손님으로 ‘만남 중창단’이 전한 따스한 노랫말은 목비 가족의 일상에 작은 위로가 돼 준다. 어느 날의 기쁨, 또 어느 날의 슬픔이 비처럼 흘러도 손을 놓지 않고 함께하는 삶, 이선옥과 이택연 그리고 딸 도윤이 만들어가는 한 가족의 한 장면은 가장 평범해서 특별하다. 가족이 함께하는 순간마다, 목비는 세상 어떤 시련도 바람처럼 노래로 이겨내겠다는 용기를 보여준다.

작디작은 일상에 견디는 용기, 노래로 지키는 사랑의 의미는 가족의 자리에서 더욱 단단해졌다. 인간극장은 이선옥과 이택연, 도윤 가족의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하루를 통해 무대 위와 무대 밖에서 피어난 진짜 희망의 정의를 되묻는다. 가족을 향한 노래가 어둠을 밝히는 순간, 별은 밤하늘 어디보다 더 찬란히 빛났다.  

가족의 힘과 노래의 온기가 깊게 스며드는 KBS1 인간극장은 6월 27일 금요일 오전 7시 50분, 목비와 가족의 이야기를 시청자들의 마음에 남겨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