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신시장 연다”…네이처셀, 美 생산 캠퍼스에 4천억 투자
줄기세포 치료제 시장이 관절염 등 난치성 질환 치료의 새 전략으로 부상하면서, 네이처셀 등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글로벌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 네이처셀이 4천억 원을 투입해 미국 현지 생산 기지(바이오스타 스템셀 캠퍼스) 설립에 나서면서, 줄기세포 기반 치료제의 세계 시장 진출 움직임이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환자 자신의 조직에서 추출한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용, 염증 억제와 조직 재생 효과를 동시에 노린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과 같이 기존 치료법 한계가 명확한 질환에서 임상적 효능이 부각되면서 국내외 주요 바이오 기업들이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처셀은 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 ‘조인트스템’을 통해 국내 최초이자 세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3대 개발 가속 프로그램(RMAT, BTD, EAP)을 모두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 버텍스, 블루버드 바이오 등 해외 기업들은 유전자 편집·조합형 줄기세포 파이프라인에 주력해왔고, 국내에서는 대웅제약이 아시아권 생산시설 확장, 연세사랑병원이 임상 적용 확대 등으로 대응해왔다. 네이처셀의 이번 FDA 개발 가속 승인 ‘트리플 크라운’은 한국산 줄기세포 치료제의 기술력을 세계 바이오 시장에서 인정받은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조인트스템은 복부 지방에서 소량의 세포를 추출해 자체 분리·배양 기술로 줄기세포를 얻고, 이를 관절 부위에 직접 주사한다. 면역 거부 반응이 없고 장기 연골 재생 효과가 임상에서 입증됐다. 네이처셀은 임상 3상과 장기추적 결과를 바탕으로 FDA로부터 혁신 치료제(BTD)를 받아, 기존보다 현저히 이른 현지 판매 및 승인 절차 단축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네이처셀이 발표한 4천억 원 규모의 바이오스타 스템셀 캠퍼스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인근에 들어선다. 캠퍼스는 연구·생산·상용화의 전 과정이 집약된 글로벌 핵심 인프라로, 최근 미국 행정부의 자국 생산 중심 정책 기조에 대응하는 전략에도 무게가 실린다. 라정찬 회장은 “FDA 3중 승인 이후 미국에서 직접 생산 체계를 구축, 현지 수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약품 해외 생산에 고율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한 만큼, 네이처셀은 조인트스템의 현지 생산을 통해 관세 리스크와 수입 장벽을 동시에 해소하겠다는 복안이다.
정상목 사장은 “조인트스템은 자가세포 기반이어서 부작용 우려가 낮고, 장기적 통증 개선 효과가 임상 데이터로 입증됐다”며 내년 상반기 FDA 가속 승인에 따라 임상 중 미국 내 판매도 가능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기존 재생 불가로 여겨졌던 연골질환 등 퇴행성 질환 치료 패러다임을 전환할 신기술로 평가된다. 치료 목표 자체가 단순한 증상 완화가 아니라 원인 조직의 회복으로 옮겨가면서 시장과 의료계의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네이처셀의 현지 생산 투자로 줄기세포 치료제 상용화가 한 단계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줄기세포 분야에서의 기술 표준화와 글로벌 시장 확대가 국내 바이오산업 경쟁력 제고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