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 잃은 국민의힘, 마지막 수술 각오”…안철수, 혁신위원장 도전과 보수 재편 시험대
보수 진영의 내부 분열과 쇄신 난맥이 다시 한번 정치권의 격렬한 충돌 지점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이 다음 주 안철수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공식 선임하며 대대적인 당 개편 시도에 돌입할 전망이다. 총선 패배와 지지율 하락의 후유증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혁신위원회가 패배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7월 7일 안철수 혁신위원장 최종 임명을 비롯해 7명 내외 혁신위원 인선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혁신위 첫 회의는 9일 열릴 예정이다. 최근 잇따른 혁신 시도가 수차례 제동에 부딪혔던 만큼, 당내외에서는 '안철수호 혁신위'가 보수 재편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안철수 의원이 2일 오후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만나기 위해 국회 본청 원내 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2025.7.2 [공동취재]](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0706/1751768568855_674925093.webp)
안철수 의원은 혁신위 출범을 앞두고 8월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전의마저 상실한 국민의힘에 마지막 수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다. 그는 주류·비주류, 친윤계·친안철수계 등 계파 모두를 넘는 통합 리더십 속에서 실질적 변화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혁신위가 내놓을 실질적 이행안과 지도부의 수용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앞서 2023년 인요한 혁신위원회, 2022년 최재형 혁신위원회 모두 지도부와 계파 갈등을 극복하지 못한 채 좌초했다. 최재형 전 위원장은 "인적 쇄신 없는 혁신은 요식행위에 그칠 것"이라며 "새 지도부가 혁신안을 실질적으로 전폭 수용해야 한다"고 강하게 조언했다.
혁신위원회 내부 인선 역시 관심사로 부상했다. 중도, 수도권, 청년 등 중수청(中·首·靑)을 대상으로 한 세대교체 인사와 지역대표성 강화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혁신위원 배치와 위임 권한을 둘러싼 당내 갈등도 예고되고 있다. 강경 쇄신을 주장하는 서정욱 변호사 등 당내 한 축은 "진정한 변화는 인적 청산과 계파 해체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한 반면, 기존 친윤·친안계 주류 등 다른 한 축에서는 조직적 저항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혁신위가 지도부의 소극적 수용에 그쳤던 '요식행위'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뼈아픈 지적도 함께 나온다.
일각에서는 안철수 위원장의 강력한 쇄신 메시지에 기대를 건다. 혁신위가 결과적으로 "이 당이 그 당이었나 할 정도"의 실질적 변화, 세대교체, 인사 쇄신 등 가시적 행동을 보여주지 못하면 이번에도 또다시 혁신 피로감만 반복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혁신위가 계파를 넘어 '집단적 합의'의 힘과 주체적 집행력으로 실질적 당 변화의 구심점이 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차기 전당대회와 당 혁신 흐름, 그리고 보수 진영의 통합 문제까지 당내외에서는 이번 국민의힘 혁신위가 미래 정치 판도를 좌우할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 지도부가 혁신위 제안을 전면 수용하고, 중장기적 쇄신 동력을 이어갈지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