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자 4명, 평균 83세”…민형배, 무형유산 보호 정책·예산 증액 촉구
전통기술 보유자 고령화 문제가 한국 정치권과 문화계의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부상했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국가유산청 자료를 토대로 전통 복식 ‘갓’ 등 국가무형유산의 전승 단절 위기를 공개 지적하면서 정책 및 예산 보완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민형배 의원이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갓을 만드는 ‘갓일’의 기술 보유자는 전국적으로 4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83세로, 이미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기술 보유자는 경기와 제주에 각 2명씩, 성별은 남녀 각 2명이다.

‘갓일’뿐 아니라 전통장, 발탈, 악기장 등 25개 무형유산 종목이 현재 전승취약 상태에 처해 있다. 이 중 23종목은 지난 5년 이상 보유자 감소와 고령화로 취약성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베틀의 바디를 제작하는 ‘바디장’ 등 3개 종목은 현재 보유자가 전무한 상황이다. 바디장의 경우, 지난 2006년 마지막 보유자가 사망한 뒤 25년째 후계 전승자를 찾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현상에도 불구하고 무형유산 보호 예산은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 국가무형유산 전체 예산은 지난해 639억7천200만원에서 올해 543억4천100만원으로 1년 만에 90억원 이상 줄었다. 국가긴급보호무형유산 육성 예산 역시 2020년부터 최근까지 6년 연속 연 1억6천만원에 머물러 있다.
민형배 의원은 “이대로면 국가무형유산의 명맥이 끊길 수 있다. 정책 보완과 예산 증액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예산뿐 아니라 구조적인 정책 보완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국가 정체성 보존과 세대 간 문화 전승의 중요성을 들어 무형유산 보호 정책 강화 요구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전통기술이 사라질 경우 한국 문화 정체성에 심대한 타격이 갈 수 있다며,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지원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국회는 향후 예산심의 과정에서 국가무형유산 보호 예산 증액과 보유자 양성 정책을 본격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