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연습생의 문신 흔적과 숙소 이탈”…법원, 이례적 판결→500만 원 배상 명령 여운
한때 뜨거운 꿈을 품은 아이돌 연습생의 이야기 속에는 손등 위 상처보다도 더 깊은 갈등과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출발은 설렘과 기대였으나, 몇 줄의 문신과 한 번의 숙소 이탈이 그 꿈의 무게에 금을 내고 말았다. 데뷔를 바라보며 달려왔던 A씨는 결국 소속사의 울타리에서 조금씩 멀어졌고, 보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빠졌다.
2018년 한 엔터테인먼트사와 전속계약을 맺은 A씨는 내규에 따라 문신이나 클럽 출입, 연애, 음주, 흡연 등 공인의 품위를 해칠 수 있는 행위를 엄격히 제한받아야 했다. 계약서에는 만약 이를 어길 경우 1회당 3000만 원이라는 상당한 금액의 손해배상 조항까지 담겼다. 하지만 A씨는 그해 10월, 목 뒷부분에 남긴 작은 문신과 함께 숙소를 무단으로 떠나는 선택을 했다. 이 사실은 곧 소속사의 경고로 이어졌고, 한때 데뷔조 명단에 들기도 했지만 최종 멤버에서는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여러 이유 중에는 다른 멤버들과의 갈등도 자리하고 있었다.

결국 소속사는 전속계약 위반을 이유로 A씨에게 8000만 원 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 소송에서 소속사의 손을 들어주면서도, 위반이 한 차례에 그친 점, 문신이 눈에 잘 띄지 않게 목 뒤에 남은 점을 감안해 500만 원만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연습생의 한 순간 선택이 긴 싸움과 고단한 책임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로써 소속 연습생의 품위 논란과 꿈의 무게, 그리고 계약서 한 줄에 걸린 현실의 씁쓸함이 다시 한번 대중 앞에 드러났다. A씨와 같은 아이돌 연습생들이 처한 첨예한 현실, 그리고 그들이 스스로 감당해야 했던 고독과 책임이 재조명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냉정함과 법의 잣대, 감정의 경계선이 맞닿는 풍경에서 이번 판결은 한 아이돌 지망생의 성장통이자 이 세계의 현실적 단면을 비추었다.
해당 판결과 논란은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한편, 아이돌 산업 내에서 연습생 보호와 계약의 의미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