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비디오 판독 득점”…한국, 대만전 통한의 패배→세계청소년야구 4위 마감
조용했던 나하 셀룰러 스타디움이 단숨에 술렁였다. 7회,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 순간에 펼쳐진 한 점 공방전, 오재원의 빠른 송구와 이희성의 정확한 태그가 팬들의 함성을 불러일으켰다. 순간의 환희도 잠시, 비디오 판독 결과가 경기장 안팎의 표정을 바꿨다. 판정 번복과 득점 인정, 선수들 눈에 맺힌 아쉬움이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한국 18세 이하(U-18) 야구 대표팀은 14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 셀룰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3위 결정전에서 대만에 2-3으로 패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4위에 머물렀다. 경기 초반 김건휘(충암고)의 좌월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잡았으나, 치열한 접전 끝에 중요한 순간에서 뜻하지 않은 판정의 벽을 넘지 못했다.

7회초 2사 2루, 대만 장딩이의 중전 적시타가 오재원의 역동적인 수비를 자극했다. 홈플레이트를 향한 송구와 포수 이희성의 태그 플레이가 순식간에 펼쳐졌고, 주심의 아웃 사인에 모두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대만 측의 비디오 판독 요청으로 판정이 번복됐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공식 중계에는 '주루 방해로 인한 득점'이라 언급돼, 논란의 불씨는 더욱 커졌다.
대표팀은 이후 마지막 이닝까지도 집념을 잃지 않았으나, 재역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선수단은 패배의 아쉬움을 안은 채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한국 U-18 대표팀은 이번 대회 예선에서 2위로 슈퍼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이어 대만(8-1), 파나마(9-0)를 상대로 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미국과의 접전에서 0-1로 패해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마지막 3위 결정전에서 숙적 대만에 한 점 차로 석패하며 이번 대회를 4위로 마감했다.
관중석에선 선수들의 분투에 뜨거운 격려와 박수가 이어졌다. 판정 결과를 떠나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대표팀의 투혼은 팬들에게 긴 여운을 남겼다.
결국 청춘들의 도전은 4위라는 기록도, 논란의 순간도 모두 품에 안겼다. 이어질 국제 대회와 진로가 기대되는 가운데, 이들의 과정과 성장에 보내는 진한 박수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