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 밤을 밝히는 유등”…역사 따라 걷는 체험형 축제에 가족 발길
요즘은 특별한 밤 산책을 위해 진주성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단순한 역사 유적지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유등불빛과 체험이 어우러진 축제의 현장으로 변하고 있다. 빛과 이야기, 그리고 사람들의 발걸음이 남기는 자취가 한층 생생하다.
경남 진주성에서 열리는 ‘진주의 수호자들-유등빛을 지켜라’ 축제는 미션 투어와 유등 전시, 박물관 체험까지 아우르며, 방문객에게 특별한 ‘걷는 경험’을 선물한다. 지도와 미션지 한 장을 들고 공북문, 김시민장군동상, 촉석루 등 10개 포인트를여행하듯 걷다 보면, 곳곳에 숨은 역사의 흔적과 유등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지난해 축제를 다녀온 한 가족은 “아이와 함께 퀴즈를 풀고 유등불을 바라보며 걷는 그 시간이 참 특별했다”고 표현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행사 기간 동안 가족 단위와 젊은 세대의 방문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났고, 주요 사적지마다 인증샷을 남기는 풍경이 이어졌다. 참여형 프로그램 특유의 묘미 덕분에, 지역 주민은 물론 진주를 처음 찾은 여행객까지 ‘또 오고 싶은’ 경험으로 기억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느리게 색다른 라이프스타일’이라고 부른다. 지역문화콘텐츠 연구자 이정훈 씨는 “체험과 역사, 예술이 결합된 프로그램은 단순 관광을 넘어 일상적 감정과 인식을 변화시킨다”고 해석했다. 그만큼 축제에 참여하는 동안, 걷는 이의 마음은 조금 더 천천히, 그리고 깊게 진주의 시간을 만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커뮤니티에는 “다음 해엔 꼭 가족끼리 다시 가겠다”, “지도 한 장 들고 걷는 진주성 밤길이 지금도 생생하다”는 공유가 이어졌다. 남강과 어우러진 유등불, 그리고 곳곳에 남은 역사 이야기는 세대를 넘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진주의 수호자들 축제’의 중심에는 빛과 시간, 그리고 직접 걷는 경험이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함께 걷고 이야기하며 우리 삶의 방향이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유등의 불빛 같이 잔잔하지만 오래도록 남는 이 감각은, 지금 이 변화가 바로 ‘나의 이야기’임을 새삼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