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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수 반전의 끝”…이지현, 탄샤오에 역전패→농심배 3연승 도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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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수 반전의 끝”…이지현, 탄샤오에 역전패→농심배 3연승 도전 멈췄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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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중을 가르는 숨 막힌 초읽기, 손끝에 전해지는 긴장감이 칭다오 경기장을 감쌌다. 농심신라면배 3국에서 이지현 9단은 흑을 잡고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한 듯 보였다. 초반 중앙에 쌓아 올린 두터운 세력은 상대를 공략할 확실한 포석이었다. 그러나 중반 접어들 무렵 탄샤오 9단의 날카로운 백 대마 공격이 이지현의 흐름에 균열을 냈고, 판은 순식간에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지현은 강력한 반전 수순을 노리며 다채로운 행마를 반복했다. 하지만 162수 만에 결국 불계패를 선언하며, 세 번째 승리 문턱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번 패배로 농심신라면배에서 3연승 사냥에는 실패했지만, 첫 출전에서 선봉장으로 2승 1패의 성적을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162수 대역전패”…이지현, 탄샤오에 불계패로 농심배 2승 1패 / 연합뉴스
“162수 대역전패”…이지현, 탄샤오에 불계패로 농심배 2승 1패 / 연합뉴스

탄샤오는 이어지는 4국에서 일본 두 번째 주자인 쉬자위안 9단과 맞붙는다. 농심배는 각자 1시간, 초읽기 1분 1회라는 한정된 시간 내에 숨가쁜 승부가 펼쳐진다. 우승 상금 5억원이 걸린 이번 대회는 한 수, 한 수에 모든 출전자의 전략과 인내가 응축됐다.  

 

같은 날 진행된 농심백산수배 3국 역시 결과만큼이나 치열한 흐름을 보였다. 중국 루이나이웨이 9단은 일본 나카노 히로나리 9단과 301수 대접전을 펼쳤고, 결국 흑 3집반승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다음 4국에서는 한국 김종수 9단이 루이나이웨이와 만난다. 농심백산수배 우승상금은 1억8천만원이고, 제한시간은 각자 40분에 초읽기 1분 1회로 진행돼 빠른 수읽기와 집중력이 필수임을 재확인시켰다.  

 

팬들은 초반의 두터움과 뒷심이 대국의 흐름을 어떻게 바꿀지 주목하며, 현장의 숨결에 깊이 빠져들었다. 세계 무대에서 뒤집기와 한방의 승부가 이어지는 제27회 농심신라면배와 제3회 농심백산수배는, 바둑 전통과 승부의 묘미가 살아있는 승자들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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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탄샤오#농심신라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