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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K-콘텐츠 더빙 혁신”…현지화 전략 정교화→글로벌 침투 가속
IT/바이오

“넷플릭스 K-콘텐츠 더빙 혁신”…현지화 전략 정교화→글로벌 침투 가속

윤선우 기자
입력

글로벌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는 고도의 더빙 기술과 정교한 현지화 전략을 중심축으로 K-콘텐츠의 글로벌 지배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콘텐츠의 몰입도와 전달력 모두를 극대화하기 위한 더빙 혁신은 이제 단순한 번역을 넘어, 목소리와 문화적 맥락의 정합성이 핵심 가치로 부상하는 시기로 진입했다. 영어권 등 주요 시청자층의 입모양, 대사 싱크로율에 대한 까다로운 요구와 더불어, 문화권별 감정 전달의 미세한 온도 차이마저 기술적으로 포섭하는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최근 서울 동대문구 홍릉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열린 ‘K-콘텐츠 글로벌 더빙 워크샵’에서 더빙 제작의 세밀한 공정을 공개하며, 성공적인 현지화의 핵심을 성우의 자연스러운 연기력에 뒀다. 존 드미타 글로벌 더빙팀 시니어 매니저는 “성우의 존재감이 사라지고 오직 이야기가 남을 때 진짜 더빙이 완성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넷플릭스에 따르면, ‘오징어게임 2’의 영어권 시청자 중 80%가 더빙을 선택해 감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평균 영어 더빙 시청률(20%)을 네 배 웃도는 수준이다. 문화적 습관의 차이 또한 기술적으로 극복됐다. ‘폭싹 속았수다’의 더빙 총괄 로베르토 그라나도스 디렉터는 중남미권의 감정 발화 방식과 한국적 ‘침묵의 미학’ 사이의 간극을 세심하게 조율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작품 고유의 정서와 여운을 존중하되, 시청 국가별 문화적 이질감을 최소화한 것이 주효했던 것이다.

넷플릭스 K-콘텐츠 더빙 혁신
넷플릭스 K-콘텐츠 더빙 혁신

현재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비영어권 콘텐츠는 전체 글로벌 시청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그중 한국 콘텐츠의 비중이 가장 크다. 더빙이 지원되는 언어는 최대 36개로, 평균 10부작 드라마 기준 더빙에만 8~10주의 제작 기간이 소요된다. 특히 중남미권처럼 자막만으로는 시장이 개방되지 않는 지역에서는 더빙이 필수적인 열쇠로 분석된다. 넷플릭스는 단순한 직역이 아니라, 각국의 언어로 감정·문화·상징을 온전히 옮길 수 있도록 현지 성우들 대상으로 한국어의 어법과 사회적 맥락까지 교육하는 방식을 고안해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첨단 더빙 시스템이 앞으로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표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콘텐츠 현지화 기술이 점점 정교해지는 가운데, 넷플릭스의 사례는 문화와 기술의 융합이 K-콘텐츠의 확장성에 결정적 기여를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AI 기반 자동 합성 음성이나 립싱크 조정 솔루션의 접목으로 더빙 효율성도 향상될 것”이라고 분석했으며, 이 같은 기술 진화와 맞물려 글로벌 미디어 유통지형이 한층 다변화할 전망이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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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오징어게임2#폭싹속았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