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한돈 72만3,900원 수준…한국거래소·한국금거래소 시세 격차 확대
11월 19일 국내 금시세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도매 기준 가격과 실물 소비자 가격 간 격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 도매 시세를 반영한 거래소 가격과 부가세·유통비용이 포함된 실물 시세를 구분하지 못할 경우 투자 판단에 혼선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금 투자와 실물 매입 전략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 오전 11시 6분 기준 99.99% 순도 금 1kg 시세는 그램당 193,040원으로 집계됐다. 전일보다 2,240원, 상승률로는 1.17% 오른 수준이다. 이를 국내 투자자들이 익숙한 한돈 단위(3.75g)로 환산하면 약 72만3,900원이다.

실제 소비자가 많이 이용하는 한국금거래소의 19일 한돈 소비자 거래 시세는 구매가 84만 원, 판매가 72만5,000원으로 제시됐다. 한국거래소 시세 기준 한돈 가격 72만3,900원은 한국금거래소의 매입 기준가인 72만5,000원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지만, 소비자가 매장에서 금을 살 때 기준이 되는 구매가 84만 원과는 약 11만6,000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가격 차이가 구조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결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 금 가격은 국제 도매 시장 흐름을 반영한 1kg 표준 금괴 기준 도매 시세에 가깝다. 반면 한국금거래소 가격에는 부가가치세, 가공비,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따른 마진 등이 모두 더해져 소비자 실물 거래 가격이 형성된다. 유통 단계가 늘어날수록 도매와 소매 가격 간 괴리는 커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 외 귀금속 시세도 실물 거래 기준으로는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금거래소 기준으로 백금 한돈 구매가는 30만9,000원, 판매가는 25만5,000원이며, 은의 경우 한돈 기준 구매가 1만1,540원, 판매가 8,360원에 형성돼 있다. 다만 한국거래소는 현재 금 1kg 단일 품목만 공식 시세를 공시하고 있어, 백금과 은 가격은 거래소 기준과 직접적인 수치 비교가 어렵다.
귀금속 업계에서는 최근 금 가격 상승과 투자 수요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세 기준을 둘러싼 혼동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온라인 시세 화면에서 보이는 그램당 가격과 실물 매장 한돈 가격을 동일하게 인식해 기대 수익이나 적정 매입단가를 잘못 계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도매 시세와 실물 시세의 차이는 구조적인 부분이어서 단기간에 축소되기 어렵다며 거래소 기준 가격은 투자 상품 평가 기준으로, 한국금거래소 등 실물 시세는 실제 매입·매도 비용으로 각각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물 금을 투자 목적으로 매입할 경우 보관비용과 환금성, 매매 스프레드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당국과 업계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시세 공시 방식과 단위 표기, 세금·수수료 안내를 보다 명확히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금과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국제 금값과 환율 변동에 따라 국내 금시세 흐름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