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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비핵화 목표 한미 일치”…외교부, 김여정 담화에 강경 입장 재확인
정치

“北 비핵화 목표 한미 일치”…외교부, 김여정 담화에 강경 입장 재확인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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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사실상 핵군축 협상을 미국에 시사한 가운데, 외교부가 29일 “한미 양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견해가 일치돼 있다”고 밝혔다. 한미 공조를 강조하며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인정 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미는 향후 북미 대화를 포함해 대북정책 전반에 관해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북한 간 핵군축협상을 시사한 김여정 담화’에 대한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정부 입장도 재확인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 비핵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미국 측과 긴밀히 공조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올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조현 외교부 장관이 오는 31일(현지시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다시 한번 해당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국자는 “한반도와 역내 안보 환경, 정세에 대해 폭넓게 논의할 것”이라며 “북한 비핵화 문제도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 역시 기존 '북한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했다. 미 백악관 당국자는 김여정 담화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를 희망하며 비핵화 의지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김여정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핵보유국 지위 인정은 모든 것을 예측하고 사고하는 데 필요한 전제”라며, “두 핵보유국이 대결적으로 나가는 것은 서로에게 이롭지 않다는 최소한의 판단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사고를 바탕으로 다른 접촉 출로를 모색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입장도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고 미국과의 핵군축 협상에 착수하자는 신호라는 해석을 내놨다.

 

한미 양국이 북한의 제안에 선을 긋고 전면적 비핵화 원칙을 재강조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새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외교부와 미국은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열린 자세로 두되, 비핵화라는 목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향후 조현 외교부 장관의 방미 일정과 미국 측 반응에 따라 남북미 비핵화 구상 논의가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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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김여정#북한비핵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