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웹 브라우저까지 장악”…퍼플렉시티, 코멧 출시로 구글 크롬 체제 흔드나
인공지능(AI) 기술을 심장부에 탑재한 신개념 웹 브라우저가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퍼플렉시티가 새롭게 공개한 AI 브라우저 ‘코멧’은 기존 웹 브라우저와 달리,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다양한 일상 작업—이메일 정리, 일정 요약, 웹페이지 분석 등—을 자동화한다. 업계는 퍼플렉시티의 공격적인 진입을 ‘검색·브라우저 시장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하며, 크롬 중심의 생태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퍼플렉시티는 9일(현지 시간) AI 에이전트 기반 웹 브라우저 ‘코멧’의 출시를 공식화했다. 이번 신제품은 맥스 멤버십 회원과 일부 사전 예약자에게 우선 제공되며, 접속 시 퍼플렉시티가 자체 개발한 AI 검색 엔진이 기본 설정돼 있다. 브라우저 내에 내장된 AI ‘코멧 어시스턴트’는 문서 요약, 회의 예약, 이메일 자동 전송 등 복잡한 태스크(업무)를 실시간으로 지원해 ‘제2의 두뇌’ 역할을 자처한다.

특히 기존 브라우저는 사용자가 별도로 일일이 도구를 띄워 멀티태스킹을 해야 했던 반면, 코멧은 유튜브 영상부터 구글 문서, 여행 정보 탐색까지 하나의 AI 인터페이스로 연결해준다. 사용자 프롬프트(질의)에 따라 맞춤형 검색, 요약, 평가, 추천 결과를 송출하기 때문에 정보의 접근성과 실행 속도가 획기적으로 단축된다는 점이 차별화 지점이다.
시장에서는 이런 기능들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경우, 검색·광고 시장 구조에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웹 브라우저는 곧 사용자 검색과 광고 유입의 최전선으로, 지금까지 구글·애플 같은 빅테크가 독점해왔다. 퍼플렉시티와 오픈AI가 AI 중심 브라우저까지 확장한다면, 광고 데이터와 트래픽이 기존 생태계에서 AI 사업자 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쟁 구도 역시 급변하고 있다. 오픈AI 역시 AI 기반 웹 브라우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는 지난해 구글 크롬 사업부 임원을 영입한 데 이어, 챗GPT 연동형 브라우저를 준비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 법무부가 구글 검색·브라우저 사업의 독점 문제를 정조준하고, 오픈AI가 ‘크롬 사업부 인수’ 의향까지 표명한 점도 규제 환경의 변화를 시사한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2024년 5월 기준 전 세계 웹 브라우저 점유율 1위는 크롬(68.4%)이다. 만약 코멧과 오픈AI 브라우저가 고객 흡수에 성공해 크롬 점유율을 잠식할 경우, 타깃형 광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구글의 매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AI 내장형 브라우저가 대중화될 경우 검색, 콘텐츠 소비, 광고 등 인터넷 생태계가 근본적으로 재편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술 혁신이 실제 시장 안착으로 이어질지 긴장 속에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