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순 만장일치 추대”…한국기원, 새 이사장 체제 출범→재도약 기대감 고조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결속력 속에 한국기원이 새로운 이정표를 맞았다.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한국기원 사옥에서 열린 이사회에서는,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이 제22대 총재로 만장일치 추대되는 장면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1년 가까이 이어진 대행 체제의 막이 내리며, 바둑계는 오랜 공백을 끝내고 변화와 재도약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날 이사회는 참석 이사 38명 전원이 뜻을 모았다. 김인한 총재대행 주재 아래 치러진 표결에서 위임자를 포함한 전원 찬성으로 정태순 회장은 공식적으로 한국기원 총재에 올랐다. 정태순 신임 총재는 경남 거창 출신으로, 해운 전문기업 장금상선을 이끄는 한편 아시아선주협회장과 한국해운협회장 등을 맡아 산업계에서 두터운 신망을 쌓아왔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기원 부총재에 선임되며 본격적으로 바둑계와 접점을 넓혔다.

무엇보다 실제 신관 사옥 매입 등 바둑계의 현안에 적극적으로 재정을 지원하며, 조직 안팎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직제 명칭도 기존의 총재·부총재 체제에서 이사장·부이사장 체제로 전환하는 정관 개정안이 의결됐다. 이에 따라 정태순 총재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정관 변경 승인 절차가 끝나면 앞으로 4년간 이사장 직함으로 한국기원을 이끌게 된다.
바둑계 안팎에서는 신임 총재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실제로 1년 이상 이어진 대행 체제 속에서 느슨해진 조직 분위기를 바로잡고,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재정적·정책적 돌파구 마련에 힘이 실릴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상대적으로 침체돼 있던 기원의 새로운 리더십이 동호인과 팬들에게 어떤 변화로 다가올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회장실 문 너머로 쌓인 기대와 긴장, 그리고 바둑인들의 새 출발에 대한 바람은 잔잔하게 전해졌다. 깊어가는 가을, 한국기원의 신임 이사장이 일궈낼 청사진은 오랜 준비 끝에 결실을 맺을지, 바둑계는 지금 조용한 설렘 속에 귀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