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에피스홀딩스 6거래일 새 27 상승…미 생물보안법 수혜 기대에 외국인 80억 순매수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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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피스홀딩스가 미국 생물보안법 수혜 기대와 자회사 신약 개발 모멘텀을 앞세워 단기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지수와 동종 업계가 보합권에서 맴도는 가운데 대규모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신고가 재도전에 나선 모습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대중 바이오 견제가 본격화할 경우 삼성에피스홀딩스를 비롯한 비중국계 바이오 기업이 중장기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정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6.58퍼센트 오른 68만 원에 마감했다. 하루 동안 4만 2000원 급등한 수준으로, 장중 한때 69만 원선까지 치솟으며 직전 신고가인 69만 7000원에 근접했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등락 끝에 보합권에 머물고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 상당수가 약세를 보인 것과 달리, 삼성에피스홀딩스는 홀로 6퍼센트대 강세를 기록하며 관련 섹터 수급을 사실상 흡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공격적인 순매수가 두드러졌다. 26일 하루 외국인은 삼성에피스홀딩스 주식 약 80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상승장을 주도했다. 최근 6거래일 동안 누적 상승률이 27퍼센트에 달하는 등 단기 급등에도 불구하고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반면 일부 기관과 개인 투자자는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서며 매도 우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미국 의회에서 논의 중인 생물보안법, 이른바 바이오시큐어법을 삼성에피스홀딩스 주가 급등의 직접적인 촉매로 꼽고 있다. 해당 법안은 미국 내 보건의료·생명과학 분야에서 중국계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안이 통과돼 시행될 경우, 미국 제약사와 병원 등이 중국 대신 한국과 유럽, 일본 등 우방국 바이오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이러한 공급망 재편 흐름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부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시밀러와 바이오의약품 개발·생산 역량을 보유한 자회사를 통해 글로벌 의약품 위탁생산과 개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미국·유럽 빅파마와의 추가 파트너십 확대 여지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항체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이미 다수의 인허가와 상업화 경험을 쌓은 만큼, 중국을 대체할 안정적 생산기지로 부각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자회사의 신약 및 파이프라인 가치 재평가도 동반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비용 절감과 공급망 안정 차원에서 바이오시밀러·위탁생산 물량을 늘리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삼성에피스홀딩스가 보유한 파이프라인과 생산 인프라가 향후 기업가치 상승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아울러 미국·유럽 규제 환경 변화에 맞춰 추가 품목 허가나 공동개발 계약이 나올 경우, 실적 가시성이 지금보다 뚜렷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다만 미국 생물보안법이 아직 입법 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계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어느 수준까지 중국계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할지, 과도기 유예 기간이 어떻게 설정될지에 따라 실제 수혜 폭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글로벌 경기 둔화와 의약품 수요 변동, 규제 리스크 등에 따라 실적 성장 속도는 시장 기대치와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대중 견제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헬스케어 공급망이 재편되는 추세에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와 2차전지에 이어 바이오 분야에서도 중국 리스크 회피 움직임이 확산할 경우, 한국 바이오 기업 전반이 수혜 후보군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개별 기업의 기술력과 파이프라인 경쟁력, 글로벌 영업 네트워크 수준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제시된다.

 

향후 삼성에피스홀딩스 주가 흐름은 미국 생물보안법 입법 진척 상황과 함께 자회사의 추가 기술 수출, 임상·허가 성과, 실적 발표 내용 등에 따라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미국 의회 논의와 글로벌 제약사들의 공급망 전략 변화를 주시하며 바이오 업종 내 종목 옥석 가리기를 본격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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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피스홀딩스#미국생물보안법#외국인순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