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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변조목소리까지 잡는다”…KT, 보이스피싱 실시간 차단 확대
IT/바이오

“AI로 변조목소리까지 잡는다”…KT, 보이스피싱 실시간 차단 확대

서현우 기자
입력

AI가 보이스피싱 범죄 대응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KT가 국내 최초로 화자인식과 딥보이스(AI 변조 음성) 탐지 기능을 통합한 'AI 보이스피싱 탐지서비스 2.0'의 상용화를 선언하며, 연 2000억원에 달하는 피해 예방과 95% 이상의 탐지 정확도 달성을 겨냥했다. 업계는 이번 발표로 AI 보안 기반의 금융 사기 차단 경쟁이 본격적인 분기점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KT에 따르면 이번 서비스는 2024년 6월 30일부터 삼성전자 갤럭시 S23 시리즈 이상 단말기 사용자 대상으로 본격 제공된다. 통신사 제한 없이 누구나 '후후' 앱을 설치해 실시간으로 보이스피싱 탐지 알림을 받을 수 있다. 핵심 기술은 AI 기반 화자인식과 딥보이스 탐지로, 단순 대화 문맥 분석에서 한발 더 나아가 범죄자의 실제 목소리와 AI로 변조된 음성까지 정밀하게 구분한다.

화자인식 기능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의 규제 점검·승인을 거쳐 상용화됐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제공한 이른바 ‘그놈 목소리’ 음성 데이터를 토대로 범죄 유형별 성문정보를 AI가 학습해 탐지 정확도를 높였다. 딥보이스 탐지는 AI 음성합성(TTS·Text to Speech)으로 생성된 변조 음성을 판별하는 기술로, 2024년 5월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에서 이미 공공기관 최초로 상용 인증서비스에 적용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K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ICT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통해 기술 신뢰성을 높였다.

 

실제 서비스 도입 효과도 수치로 나타났다. KT AI 보이스피싱 탐지서비스는 2024년 상반기에만 약 1460만건의 통화 트래픽을 분석해 91.6%의 탐지 정확도를 기록하며 약 710억원 피해 예방 효과를 보였다. KT는 2.0 버전 출시로 정확도를 95%까지 끌어올리고, 민간-금융-정부 연계로 연 2000억원 이상의 피해를 막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와 함께, 보이스피싱 탐지정보를 은행연합회 등 금융권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과 연동, 실시간 계좌 모니터링과 출금 차단까지 이르는 민관 협력 체계가 본격화되고 있다. 2024년 5월 은행연합회와의 협약을 통해 금융기관에 탐지 데이터를 제공하며, 전화 사기에서 실제 금전 유출로 연결되는 사각지대 차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에서도 AI 음성 기반 사기 대응 솔루션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KT가 최초로 실시간 화자인식·딥보이스 탐지 상용화에 성공했다. 미국, 유럽에서도 음성 사기 대응을 위한 AI 연구가 활발하지만 실증·상용 단계에서는 국내가 한발 앞섰다는 평가다.

 

서비스 확대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안전성이 중요 변수다. 이번 기술은 개보위의 엄격한 규제 검증과 국과수, 과기정통부의 협력 아래 구현돼, 제도적 신뢰도와 법적 합리성을 확보했다. 향후 비대면 금융·통신 사기 대응 정책, AI 윤리 기준 등에서 선례가 될 컨센서스를 형성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의 실효성은 기술만큼 민관 협력과 안전 망 구축, 소비자 인식 개선이 함께해야 극대화된다고 진단한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금융·통신 시장에 얼마나 빠르게 안착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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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ai보이스피싱탐지#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