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화창구 반드시 열어야”…우원식, 세계국회의장회의서 평화협력 강조
남북관계를 둘러싼 긴장의 골이 다시 깊어지는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이 세계국회의장회의에서 대화의 문을 닫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 창구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반드시 열려 있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여야를 넘어 국제사회와의 협력도 주문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7월 3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6차 세계국회의장회의 기조연설에서 "남북이 서로 겨누던 확성기 방송, 전단과 오물 풍선, 체제 선전 방송과 방해전파 가동이 중단됐다"며 한반도를 가르는 긴장 국면의 상징물들을 언급했다. 이어 "아무리 어려워도 대화 창구는 열어야 한다"며, 교착상태의 남북관계 속에도 소통의 끈을 이어갈 필요성을 피력했다.

평화 정착을 향한 국제적 연대도 호소했다. 우 의장은 "남북 접경지에 찾아온 작은 평화가 한반도에서 더 큰 평화로,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으로 이어지도록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조연설에서 우 의장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이 경험한 민주주의의 힘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은 민주주의 힘이 주권자 시민의 참여와 의회의 책임 있는 역할이 결합할 때 강해진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고, "전쟁과 기후 위기, 정치 양극화와 불공정, 사회경제적 불평등 심화 등에 맞서 의회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31일에는 '2030년까지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 국제협력을 위한 새로운 기회는'을 주제로 한 추가 토론회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 국회의 미래지향적 역할과 비전을 국제사회에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별도의 양자회담도 이어졌다. 우 의장은 누카가 후쿠시로 일본 중의원 의장, 시아 키앤 펭 싱가포르 국회의장과 회동해 친선관계 강화와 의회외교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우 의장은 누카가 의장에게 "아직 해결되지 못한 역사 문제와 조화롭게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있다"며 "가까운 시일 내 재차 만남을 희망한다"고 제안했다. 누카가 의장은 "양국은 매우 중요한 관계이니 앞으로도 좋은 관계 유지에 힘쓰자"고 화답했다.
시아 키앤 펭 의장과의 만남에서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 출범 및 수교 50주년을 맞아 양국 협력을 더 넓혀가기로 뜻을 모았다. 시아 의장은 "한국과 싱가포르가 더욱 미래지향적으로 관계를 확대하길 바란다"고 기대를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박인철 의장도 참석했지만, 우 의장과의 별도 조우는 이뤄지지 않았다. 세계국회의장회의는 국제의원연맹(IPU)이 5년마다 주최하는 전 세계 국회의장급 회의다.
국회는 앞으로도 남북관계 안정과 한반도 평화 정착, 그리고 지속가능한 국제협력 강화를 위한 의회외교에 주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