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확성기 침묵의 밤…파주 대성동 마을, 평화의 잠→주민들 간만의 안도”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멈춘 밤, 몇 달째 잠 못 이루던 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 대성동 마을 주민들 사이에 모처럼 잔잔한 평화와 깊은 휴식이 퍼져나갔다. 김동구 대성동 마을 이장은 12일 아침, “어젯밤 확성기 소리가 사라지니 정말 오랜만에 푹 잘 수 있었다”며 지난밤의 평화로움을 전했다. 전날까지 귓가를 파고들던 북측의 대남방송은 오후를 지나며 자취를 감췄고, 그 자리에 기괴한 소음 대신 북한 정권을 찬양하는 듯한 노랫가락이나 비교적 조용한 음악이 흘렀다.
대북 확성기와 북한의 대응 방송이 교차해온 지난 1년, 대성동 주민들은 매일 밤 호수처럼 고요히 밀려드는 불안과 피로 속에서 맘 편한 잠을 미뤄온 것이 사실이었다. 김은순 대성동마을 부녀회장 역시 “북측 소음공격 중단으로 정말 오랜만에 마음까지 편해졌다”며 그간의 고통을 토로했다. 군의 방송이 멈춘 뒤로, 북측의 괴이한 쇠 긁는 소리나 귀신을 연상시키는 소음이 사라졌고, 이에 따라 이곳 주민들의 표정에서는 신중한 안도와 작은 희망이 묻어났다.

남명우 파주시 장단면장은 “북한 방송이 전날 오후까지 요란했지만 밤에는 잔잔한 멜로디로 바뀌었다”고 주민 전언을 곁들였다. 접경지 파주와 연천 일대는 지난해 7월 이후 밤낮을 가리지 않는 북한 확성기 소음에 시달려왔고, 경기도는 대성동 주민 보호를 위해 주택 방음창 설치 등 대응책을 꾸준히 지원해온 바 있다.
최근 확성기 송출이 꺼지자 주민들은 하루라도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향후 확성기 방송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접경 지역 주민들의 안정과 생활 회복 방안 마련에 더욱 힘을 실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