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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특수 끝”…진단업계, 백신·헬스케어로 반격 시동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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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행 특수효과가 종료되면서 국내 체외진단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본격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진매트릭스는 자궁경부암 및 A형간염 백신 개발로 영역을 확장했고, 수젠텍은 뷰티·건강기능식품 등 헬스케어 시장에 과감히 진입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자가혈당 측정기와 연속혈당측정기 등 당뇨 헬스케어 분야에 신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변화를 ‘포스트 코로나 바이오 산업 경쟁’의 분기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진매트릭스는 최근 자궁경부암 치료백신 후보물질 ‘GMPV-12’가 미국 특허로 등록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GMPV-12는 인공지능 기반 단백질 모델링으로 설계된 항원 기술을 활용, 인체 내 T세포 면역을 활성화하는 점이 특징이다. 고위험군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특화한 이 백신은, 존스홉킨스대 연구진과의 동물실험에서 암 억제 효능이 재확인됐다. 기존 백신 대비 맞춤형 치료효과를 높였다는 평가다. 진매트릭스는 2024년 4월 자체 개발한 A형간염 백신 ‘GMAI-02’로 식약처로부터 임상1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동물실험 결과, 항체가 기존 상용백신에 비해 약 1.6배 높게 나타났으며, 바이러스 방어 효능도 동등 이상 수준임을 입증했다. 특히 이번 신제품들은 국산화 기반으로 기초연구부터 제조까지 자립도를 높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편 수젠텍은 진단기술에 머무르지 않고 헬스앤뷰티(H&B), 펨테크 등 소비자 건강관리의 정밀화·일상화에 주목했다.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슈어스킨랩’,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슈어메디’를 올해 상반기 론칭하며, 진단-관리-생활 루틴이 이어지는 산업 구조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화장품·식품 신제품도 대형 오프라인 전시회 등 B2C 채널에서 시장성을 타진 중이다. 수젠텍 측은 “기존 진단 데이터에 기반한 여성 건강관리 솔루션 강화”를 강조하며, 데이터 기반 펨테크·라이프케어 플랫폼 사업자로의 변신을 예고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역시 코로나19 검사키트 이후 신규 먹거리로 혈당측정 헬스케어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코로나 유행 이전인 2019년에도 자가혈당 측정기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올린 바 있다. 최근에는 바늘 없는 연속혈당측정기(CGM)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CGM은 피부에 부착해 실시간 혈당 데이터를 연속으로 모니터링하며, 기존 혈당측정기 대비 환자 편의성과 건강관리 효용을 크게 높였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기존 진단기술과 연속혈당 사업의 시너지를 겨냥해, 당뇨 관리 및 만성질환 관리 분야까지 확장할 전략이다.

 

이처럼 국내 체외진단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백신, 뷰티헬스케어, 연속 혈당관리 등 신사업 투자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옵션 다변화와 데이터 기반 플랫폼 경쟁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미국, 유럽의 체외진단 기업들 역시 신약, 진단-관리 통합 시스템 등으로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체외진단 기업들의 신사업 전환이 리스크 관리뿐 아니라 바이오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촉진할 것”이라며, “기술 안정성, 규제 심사 등 후속 과제도 지속적으로 검증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변화가 실제 시장 안착과 매출 다각화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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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매트릭스#수젠텍#에스디바이오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