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억달러 투자 본격화”…우즈베키스탄-아프간, 대규모 가스전 개발 협력에 주목
현지시각 기준 10일, 우즈베키스탄(Uzbekistan) 에너지부가 아프가니스탄(Afghanistan) 탈레반 정부로부터 북부 조우즈잔주 토티-마이단 가스전 탐사와 생산 면허를 획득하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밝혔다. 이 협력은 중앙아시아 에너지 시장은 물론 양국 경제 관계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타임스오브센트럴아시아 등 주요 현지 매체에 따르면, 주라베크 미르자마크무도프 우즈베키스탄 에너지부 장관은 최근 자국 방송을 통해 “토티-마이단 가스전 개발의 첫 단계에 착수했으며, 연간 1억달러 투자 계획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8월 아프간 당국과 우즈베키스탄 에너지 기업 ‘에리엘’, 아프간 ‘캄 그룹’이 체결한 25년 장기 개발·생산 계약에 따른 것으로, 지난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탐사가 이미 개시됐다.

아프간 측에서는 헤다야툴라 바드리 광산석유부 장관이 “양국의 에너지 협력이 전통적인 국경 우호에서 더 나아가 현대적 경제 파트너십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평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 역시 향후 10년간 총 10억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예고하는 등, 안정적 가스 공급망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협력의 배경에는 지난 수십 년간 내전과 불안정, 노후 인프라 탓에 극심한 에너지 부족에 시달려온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이 자리한다. 탈레반 정부는 가스와 전력 등 수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내부 에너지 인프라 재건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제시해왔다. 실제로 아프가니스탄 정부 설명에 따르면 토티-마이단 가스전은 아무다리아 광구 일대로서, 7,500㎢ 면적에 30여 개의 가스정이 매장돼 있어 지역 경제의 기반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 같은 가스전 개발·생산 프로젝트는 이미 양국 에너지 협력의 연장선 위에 있다. 지난 8월 양국 기업들은 카불에서 변전소 및 전력망 구축, 핵심 인프라 개선 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미르자마크무도프 장관은 “토티-마이단 가스전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추가 매장지 개발도 추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경제·외교적 파장도 만만치 않다. 우즈베키스탄이 현지 가스전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경우, 그간 러시아 등 일부 국가에 집중됐던 에너지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반면,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외국 기업 자본 유치를 발판 삼아 장기적인 에너지 자립과 인프라 재건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토티-마이단 가스전이 지역 경제 및 에너지 지정학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국제 전문가들은 이같은 중장기적 에너지 협력이 중앙아시아 전체 역내 안정과 개발에 선순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과거 아프가니스탄에 투자했던 일부 주변국들과의 외교적 균형도 주요 변수로 남아, 사업의 성패가 향후 지역 역학구도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이번 조치가 향후 중앙아시아 에너지 질서와 양국 관계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