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인덱스 3년 만에 최저”…트럼프 조기 인선설에 연준 금리인하 기대 확산
현지시각 26일 미국(USA)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교체를 둘러싼 정치적 움직임이 가시화되며, 달러화가 약 3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변동성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의장 후임을 조기에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 속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한국시간 기준) 달러 가치 지표인 달러인덱스는 97.497로 마감하며, 2022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하락률은 약 10%에 달한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약세 배경에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과 조기 인사설, 재정적자 및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를 함께 지목했다.

특히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기대감이 시장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하루만에 18.6%에서 24.8%로 뛰었고, 9월 추가 인하 전망도 상향 조정됐다. 미국 국채금리도 동반 하락하며 2년물은 3.760%, 10년물은 4.265%까지 내려갔다.
정치적 변수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인사 언급이 부각된다. 그는 25일(현지 시각) 후임 의장 후보군을 이미 정해뒀음을 밝히며,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9~10월 또는 여름 내 발표 가능성을 제기했다. 파월 현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이 만료된다. 현재 후임 후보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이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선 시사가 파월 의장의 레임덕 심화와 연준의 완화적 정책 전환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윌슨자산운용 매슈 하우프트는 “후임 의장 거론만으로도 파월 의장의 입지는 크게 약화될 것”이라며 “연준의 비둘기파적(완화적) 기조가 두드러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클리의 미툴 코테차는 차기 의장이 연준을 비판할 경우 독립성 저해, 이른바 ‘그림자 연준’ 우려를 제기했다.
달러 약세는 아시아 주요 외환시장에도 즉각 영향을 미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5.5원 하락한 1,356.9원에 마감했고, 대만달러/달러 환율도 3년 내 최저를 기록했다. 홍콩통화청은 달러 페그제 유지를 위해 94억2천만 홍콩달러를 시장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일각에서는 연준 인선 및 금리정책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글로벌 외환·채권시장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정책 변화에 따른 충격파에 주의해야 한다. 국제사회는 트럼프 행정부의 새 통화정책 방향이 세계 경제와 국제질서에 어떤 여파를 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