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트 완승 드라마”…김가영, LPBA 개막전 압도→8연속 정상 위업
초여름 킨텍스를 수놓은 당구 여제의 집중력은 한순간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김가영이 다시 한 번 역사의 한 장을 새기며, 2025-2026시즌 LPBA 개막전 우승과 함께 8연속 정상 등극이라는 대업을 완성했다. 결승전 내내 차유람을 압도하던 집중력은 벅찬 박수와 함께 명확한 서사를 남겼다.
2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리금융캐피탈 PBA-LPBA 챔피언십 2025' 결승에서 김가영은 차유람을 세트 스코어 4-0으로 꺾었다. 7전 4선승제 도입 이후 최초의 4-0 완승 기록이었고, 경기 시간은 기존 97분을 가뿐히 넘어선 76분 만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1세트부터 하이런 8점을 앞세워 5이닝 만에 11-1로 기선제압한 김가영은, 2세트에서는 차유람의 반격 시도를 차단하고 11-6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이어진 3세트에서 2이닝째 하이런 5점, 11이닝 3점까지 집중력을 발휘했고, 마지막 세트에서도 역전극을 펼치며 11-6으로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승리로 김가영은 데뷔 이래 처음으로 개막전 우승의 기쁨도 더했다. 통산 15승, 그리고 누적 상금 7억 원 돌파라는 대기록은 LPBA 무대의 새로운 이정표로 남았다. 또 한 번, 당구 무대는 김가영이라는 이름에 경외의 시선을 보냈다. 임정숙도 64강전에서 김보름을 상대로 애버리지 2.778을 기록하며 '웰컴톱랭킹' 상금 200만 원을 차지했다.
경기 후 김가영은 “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초심을 찾고자 했다”며 담담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꾸준히 선수로서 도리를 다하는 데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기록의 순간은 언제나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세대를 잇는 승부의 여운, 선수의 성실함에서 비롯된 긴 여정은 당구 팬들에게 오랜 감동과 자긍심을 심어준다. LPBA 챔피언십의 드라마는 6월의 킨텍스에서 그렇게 조용한 경의로 마무리됐고, 다음 계절을 기다리는 깊은 응원과 함께 조용히 기억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