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이닝 무실점 호투”…고우석, 트리플A 로체스터전→빅리그 도전 박차
잔잔한 오후, 마운드에 올라선 고우석의 표정엔 오직 목표를 향한 굳은 의지만이 담겼다. 손끝에서 힘차게 뿜어져 나오는 투구 하나하나에 모든 이의 시선이 쏠렸다. 무대는 트리플A였지만 고우석이 쏟아낸 구위는 여느 빅리그 투수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고우석은 16일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 이노베이티브 필드에서 치러진 미국프로야구 트리플A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했다. 소속팀 잭슨빌 점보슈림프 유니폼을 입은 그는 로체스터 레드윙스를 상대로 2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며 단단한 첫 단추를 끼웠다.

1회초, 위기는 일찍 찾아왔다. 안타와 볼넷으로 맞은 무사 1, 2루. 그러나 고우석은 차분하게 땅볼을 유도하며 병살타로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2회엔 세 타자를 외야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깔끔하게 끝냈다. 이날 26개의 공을 던진 고우석은 최고 구속 시속 94마일(약 151㎞)을 기록하며 위기관리 능력과 투구 밸런스에서 모두 기대 이상의 면모를 보여줬다.
고우석은 시즌 개막 전 마이애미 말린스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로 참가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손가락 부상이 빅리그 데뷔의 길목을 가로막았다. 재활을 이어가던 고우석은 싱글A에서 실전 감각을 조율한 뒤, 6월 초 트리플A로 승격됐다. 콜업 후 5경기에서 1홀드와 평균자책점 1.59를 남기며 이름을 알리고 있다.
경기 후 고우석은 “컨디션이 점점 올라오고 있다. 꾸준히 좋은 결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현지 팬들 역시 SNS를 통해 “고우석의 투구엔 에너지가 넘친다”, “빅리그에서 볼 날이 기대된다”는 응원 메시지로 응답했다.
잭슨빌 점보슈림프는 남은 시즌 동안 고우석을 주축 불펜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마이애미 말린스 불펜이 보강이 필요한 시기와 맞물려 고우석이 일궈내는 성과에 더 큰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트리플A에서 이어질 꾸준한 퍼포먼스가 빅리그 콜업으로 이어질지를 지켜보는 현지 야구 팬들의 기대감은 점차 무르익고 있다.
하루를 견디며 다시 빅리그 입성을 노리는 고우석의 도전은 쉼 없이 이어진다. 기록을 넘어 마음을 울리는 그의 투구는, 프로 무대가 던지는 또 하나의 질문이자 약속이었다. 미국프로야구 트리플A 고우석의 다음 등판은 잭슨빌 점보슈림프 일정에 따라 곧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