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료제 중화권 진출”…아리바이오, 1400만달러 계약 성사로 글로벌 분기점
아리바이오의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이 글로벌 시장 진출의 분기점을 맞았다. 아리바이오는 16일 중국 푸싱제약으로부터 AR1001의 중화권 독점판매권 계약에 따른 선급금 600만달러(약 83억원)를 수령했다고 밝혔다. 연내 뉴코파마로부터도 추가로 약정된 잔여 계약금 800만달러(약 110억원)를 순차적으로 받을 예정으로, 총 1400만달러(약 190억원) 규모의 계약금 확보로 글로벌 상용화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이번 계약이 한중 바이오 신약 경쟁 구도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R1001은 아리바이오가 자체 개발한 저분자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현재 미국, 유럽, 중국, 한국 등 13개국에서 1535명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 후반 단계에 진입해 있다. 내년 상반기 임상 종료와 주요 지표 발표를 앞둔 상황이며, 기존 치료제와 달리 뇌 내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을 억제하고 신경 보호 효과를 동시에 겨냥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중국 판권 계약으로 AR1001의 상용화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중국은 세계 2위 치매 환자 시장으로 꼽히는 만큼, 판권 확보는 향후 매출 확대와 수출계약 다변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AR1001은 기존 항체주사제 대비 복용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이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 내 바이오 제약기업과 해외 신약 도입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아리바이오의 신속한 임상 진전과 선급금 수령은 국내 기업 중 드문 사례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계 대형 제약사들도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미국 FDA가 승인한 항체 치료제 르켐비 등과 비교해, AR1001은 경구 투약·장기 안전성 측면에서 차별성을 부각할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한다.
상용화 단계까지 남은 관건은 중국 및 미국 내 식약처 허가와 현지 임상 데이터 보완, 지적재산권 보호 등이다. 아리바이오는 내년 상반기 글로벌 3상 종료 시점을 기점으로, 판권 협상 확대·마케팅 전략 구체화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아리바이오는 코스닥 상장사 소룩스와의 합병도 오는 2025년 1월 완료될 예정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치매 신약 시장에서 AR1001의 글로벌 상용화 성공 여부가 한국 신약 개발사들의 기술 수출 경쟁력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