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 연기와 출판 사이 성찰의 시간”…출판사 대표로 다시 찾은 무대의 온기→자녀 진로에 남긴 뭉클 조언
유난히 따스한 시선으로 무대와 책을 넘나들던 박정민은, 영화 ‘얼굴’에서 임동환으로 관객 앞에 다시 섰다. 연상호 감독이 40년 세월에 가려졌던 가족의 진실을 조명한 영화 안에서, 박정민은 임영규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인물의 복잡한 감정을 직조했다. 삶의 고요와 격정이 뒤섞인 캐릭터의 깊은 내면은 그가 잠시 배우를 떠나 안식년을 보내며 축적한 시간에서 비롯된 듯했다.
박정민은 작품을 향한 애틋함과 동시에, 또 다른 도전으로서 직접 운영 중인 출판사 ‘무제’에 관한 생각도 숨기지 않았다. “아직은 버틸 수 있을 만큼의 수익을 얻었다”는 농담 섞인 고백 뒤엔 김금희 작가의 ‘첫 여름, 완주’가 안긴 기쁨과 함께, 작고 단단한 출판사로서 보낸 한 해의 성찰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는 “자녀가 배우나 출판사 대표의 길을 간다면 말릴 것”이라는 솔직한 속내로 아직 끝나지 않은 고민의 무게를 드러냈다.

서울국제도서전 부스에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인파가 몰린 경험은 박정민 자신에게도 놀라움과 감사로 남았다. “고마움이 컸다”는 진심과 함께, 오히려 주변에 민폐를 끼쳤을까 조심스레 털어놓은 사과의 말에는 무대를 벗어난 한 사람의 나지막한 고백이 담겼다. 그리고 ‘내 모든 것’ 에세이 북토크에선 라이브 온 스테이지 ‘라이브 오브 파이’ 연습으로 바쁜 가운데서도, 새로운 독자와 함께할 시간을 기대하는 여운이 피어올랐다.
‘얼굴’은 전 세계 157개국 선판매와 토론토국제영화제 초청에 힘입어 국내외 관객과 순차적으로 만난다. 박정민이 함께한 ‘얼굴’의 국내 개봉은 이달 11일부터 시작돼, 각기 다른 무게의 일상과 무대, 그리고 책이 만나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연이어 선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