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 속 증거인멸 우려”…김상민 전 검사 구속, 특검 수사 가속
정치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 속 증거인멸 우려”…김상민 전 검사 구속, 특검 수사 가속

윤지안 기자
입력

정치적 충돌 지점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수사가 특검팀을 중심으로 전환점을 맞았다. 법원이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김 여사를 둘러싼 수사가 새로운 갈등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검찰·특검 수사라인의 움직임에 정치권 이슈가 겹치며 정국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법은 18일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 대해 ‘증거인멸 염려’라는 사유로 특검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김 전 검사는 이우환 화백의 1억4천만원 상당 그림을 김건희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에게 전달하며 지난해 총선 공천 등 일련의 청탁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를 수수자로 특정하는 동시에, 당시 공직자 신분이었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필요성도 언급한 상태다.

이에 대해 김상민 전 검사는 “그림은 김진우씨 요청으로 대리 구매했을 뿐이고 공천 청탁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부작용으로 떠오른 그림 진위 논란에 대해 변호인단은 “감정 기관마다 판정이 엇갈려 위작일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 물품 가액을 낮춰 구속 필요성도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법원은 특검팀의 증거인멸 우려를 더 크게 봤다.

 

이날 구속 결정으로 특검의 ‘공천 개입’ 의혹 수사에 속도가 붙게 됐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공모 여부까지 보고 뇌물 등 추가 혐의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7월 초 현판식 이후 특검은 김 여사가 2022년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등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중점적으로 파헤쳐왔다.

 

한편 지난달 29일에는 김 여사가 명태균씨 등 ‘정치 브로커’와 함께 2억7천만원 상당 여론조사를 무상 제공받은 혐의로 정치자금법 위반 등 구속 기소된 바 있다. 실제 공천 과정에서 김 여사의 입김이 작동했는지 규명하는 것은 특검 수사의 최대 과제로 남았다.

 

정치권 내 파장도 크다. 김상민 전 검사는 지난 2023년 9월 경남 창원 지역 총선 출마를 밀어붙였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김 여사가 자리를 주겠다 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며 논란이 증폭됐다. 그러나 김 전 검사는 국민의힘 공천에서 탈락했고, 얼마 뒤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특검은 이 인사에도 김 여사가 영향력을 미쳤는지 의심 중이다.

 

별도로 김 전 검사는 작년 총선 준비 과정에서 기업인 박씨에게서 선거 차량 대여비를 대납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받는다. 박씨는 2021년 2월부터 스캠코인 ‘포도’를 통해 809억원을 모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현재 특검은 김상민 전 검사의 구속을 계기로 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 연루 의혹 조사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기소 여부와 정치권 파장은 10월 정기국회와 내년 총선 정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지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김상민#김건희#특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