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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점 차의 기적”…황정율, 클러치 연기 폭발→ISU 주니어 그랑프리 동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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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점 차의 기적”…황정율, 클러치 연기 폭발→ISU 주니어 그랑프리 동메달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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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조명이 쏟아진 태국 방콕 아이스링크, 황정율의 마지막 스텝마다 온 신경이 모였다. 단 0.08점이라는 아슬아슬한 차이, 포디움을 향한 집념과 긴장감이 빚은 동메달이었다. 점수판에 자신의 이름이 3위로 새겨지는 순간, 한국 피겨의 새 얼굴이 그 빛을 드러냈다.

 

2025-2026 ISU 주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에서 황정율(도장중)은 기술점수 62.65점, 예술점수 55.06점으로 프리스케이팅에서 117.71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쇼트프로그램 60.79점을 더해 최종 178.50점을 받아 일본의 시마다 마오(199.07점), 오카다 메이(190.99점)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호주의 하나 배스(178.42점)를 단 0.08점 앞서는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이었다.

“0.08점 차 극적 동메달”…황정율, ISU 주니어 그랑프리 첫 입상 / 연합뉴스
“0.08점 차 극적 동메달”…황정율, ISU 주니어 그랑프리 첫 입상 / 연합뉴스

경기 초반 황정율은 트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쿼터 랜딩 판정을 받으며 GOE 감점 0.42점을 받아들여야 했다. 이어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러츠 점프에서도 착지가 흔들려 추가로 GOE 0.59점이 깎였으나, 곧 연기력과 집중력을 되찾으며 흐름을 회복했다.

 

트리플 러츠, 트리플 살코 등 난도 높은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시킨 황정율은 플라잉 카멜 스핀(레벨4), 코레오시퀀스 등 완성도 높은 요소로 예술적 인상을 남겼다. 후반부 트리플 러츠에서 소폭 감점을 받았지만, 트리플 플립에서는 완벽한 클린 연기를 선보였고, 마지막 더블 악셀-더블 악셀 시퀀스 점프에서도 안정감을 잃지 않았다. 경기 마무리 구간의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과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 역시 모두 최고 레벨4로 평가받았다.

 

황정율은 이번 대회가 2년 차 시즌의 첫 출전이었다. 그동안 꿈꾸던 주니어 그랑프리 데뷔 무대에서 개인 첫 시리즈 메달을 획득하며 자신감과 존재감을 동시에 증명했다. 치열하게 엇갈린 점수의 조각들 속에서도 집중력을 놓치지 않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같은 무대에 오른 이효원(고척중)은 총 172.00점으로 6위에 올랐다. 경쟁과 응원이 교차하는 현장에서는 한국 피겨 유망주들을 향한 관중의 박수 소리와 함성이 더해졌다.

 

다음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와 국내외 주요 대회에서 황정율은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투지와 색깔로 빛난 이 무대, 피겨의 서사는 계속 쌓이고 있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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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율#isu주니어그랑프리#피겨스케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