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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정데레사, 산골의 눈물과 꽃”…모녀의 시간 속 아픔을 지나→작은 희망이 피어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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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정데레사, 산골의 눈물과 꽃”…모녀의 시간 속 아픔을 지나→작은 희망이 피어오르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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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는 세상의 끝에 닿은 듯한 하루가 오기도 한다. 정데레사는 경상북도 영천의 산골에 자리한 작은 집에서, 어머니 김정순과 함께 삶의 주름을 어루만지고 있다. 미국에서의 이민 생활 끝에 역이민을 선택한 그는, 산자락 아래 꽃밭과 동물들 사이에서 작고 단단한 희망을 길어내는 중이다.

 

정데레사의 세월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차가운 타지에서 두 아이를 키우며 묵묵히 삶을 이어온 시간, 홀로 세상을 버틴 생계의 무게, 그리고 큰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가 쌓아온 모든 하루는 상처와 시련의 이름으로 아로새겨졌다. 그러나 결국 그는 어머니와 함께 돌을 쌓고 흙을 고르며, 스스로의 아픔을 작고 화사한 꽃잎에 담아냈다. 산골 집을 채우는 다양한 동물들과 흙속에서 피어난 꽃들은 어느덧 모녀의 상처를 조용히 어루만져준다.

“산골 꽃밭에 스민 모녀의 시간”…인간극장 정데레사, 아픔을 지나→희망의 한 송이 피우다 / KBS
“산골 꽃밭에 스민 모녀의 시간”…인간극장 정데레사, 아픔을 지나→희망의 한 송이 피우다 / KBS

김정순의 인생 또한 수월하지 않았다. 어릴 적 멀어진 딸을 그리워하며 긴 세월을 홀로 견딘 어머니는 오랜 공백 끝에 다시 딸과 같은 지붕 아래 삶을 시작한다. 그러나 운명처럼 마주한 이 재회는 그저 평화롭기만 하진 않았다. 각자의 시간과 상처로부터 비롯된 거리감은 고요하고 더디게 좁혀졌고, 모녀는 서로의 강을 건너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법을 조금씩 배워간다.

 

정데레사는 이제 꽃시장에 내놓을 꽃을 돌보고, 농사와 동물의 일상을 꾸리는 분주한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서울에서 영천으로 이어지는 이웃들과의 교류, 막걸리 한 잔 나누는 정다운 시간들이 쌓여 모녀의 하루는 잔잔하지만 힘있게 흘러간다. 죽음과 결핍의 자리에 생명을 채운 꽃들은 남겨진 이들을 일으켜 세우는 작은 위로가 됐다.

 

아들의 묘원을 찾으며 들꽃을 안고 서는 순간, 정데레사는 여전히 깊은 그리움과 화해하지 못한 마음의 조각을 뒤척인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리움 위에 쌓이는 위로와 다시 출발하는 삶의 의미가 산골 생활 곳곳에 은은히 배어든다. 아픔을 단단히 품은 모녀의 손길, 다시 살아내기로 한 다짐은 이른 새벽 공기처럼 집 안 가득 퍼져나간다.

 

정데레사와 김정순이 산골 꽃밭에서 써 내려간 이 치유와 희망의 일상, 그리고 묵묵히 서로를 끌어안으며 맞이한 계절은 인간극장을 통해 시청자 곁을 찾는다. 두 사람의 삶은 9월 16일 화요일 아침 7시 50분 KBS1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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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데레사#인간극장#김정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