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 후 특임공관장 대거 이임”…조현동·박철희 등 주요 대사 귀국 지시

정권 교체의 여파로 특임 공관장과 주요국 대사에 대한 이임 조치가 본격화됐다.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조현동 주미대사와 박철희 주일대사 등 다수의 특임공관장이 최근 정부로부터 귀국 지시를 받은 사실이 1일 확인됐다. 외교부 당국이 출범 이후 재외공관장에 대한 재신임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면서, 정치권은 인선과정 및 대사대리 체제 장기화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말 조현동 주미대사와 박철희 주일대사 등 특임공관장에게 개별적으로 귀국을 지시했다. 이도훈 주러시아대사, 황준국 주유엔대사, 문승현 주프랑스대사, 윤여철 주영국대사 역시 이임 대상에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대통령이 전문성과 자질을 인정해 임명한 특임공관장으로 분류된다. 아울러 정년이 만료된 일부 공관장도 이미 귀국한 상태로 전해진다.

외교부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후 재외공관장 재신임 절차는 관례적인 절차”라고 밝히며, 이번 인선 작업도 예외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에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모든 대사에게 일괄 사표를 요구한 사례가 있다. 다만 이번에는 조현 외교부 장관의 인사청문회도 마치지 않은 시점에서 대사 이임 지시가 먼저 내려간 만큼, 이전보다 한층 신속하고 단호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주요 대사들이 탄핵과 정권 교체 직후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황을 두고 적절치 않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정권의 명확한 외교 기조를 세우기 위해 조기 공관장 교체가 필요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새 공관장 인선과 주재국 동의(아그레망) 절차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분간 워싱턴, 도쿄, 모스크바 등 주요국 대사관은 대사대리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는 각국 실무 협상 및 외교 현안 대응에 일정 수준의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남긴다.

정부는 주요 공관장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외교 당국도 후속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은 정권 교체 이후 주요국 대사 교체 작업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외교 현안에 대한 유연한 대응이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