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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 폭등…서클 질주에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안전자산’ 부각
경제

800% 폭등…서클 질주에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안전자산’ 부각

신민재 기자
입력

디지털 화폐 시대의 심장으로 떠오른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거센 파장과 함께 금융혁신의 한복판에 섰다. 시간의 파도를 타고 진입한 서클(Circle)은 상장 3주 만에 무려 800% 넘는 주가 폭등세를 연출했다. 18거래일 만에 서클의 시가총액은 자사 스테이블코인인 USDC의 공급량을 넘어서며, 전례 없는 상승 곡선을 그렸다.

 

서클의 질주는 미국 상원의 규제 입법 통과와 파이서브(Fiserv)를 비롯한 거대 핀테크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가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썸머’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투자자들은 스테이블코인을 디지털 안전자산이자 새로운 결제 인프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USDC 공급량은 올해 들어 40% 이상 빠르게 늘었고, 시장 기대치는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가상화폐 / 연합뉴스
가상화폐 / 연합뉴스

제도권의 움직임도 변화의 파도를 이끈다. 미국에서 통과된 ‘GENIUS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의 기본틀을 새로이 구축했다. 자산 담보와 정기 감사,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 제한 등의 기준이 마련되며, 은행과 핀테크, 대형 소매기업 등 다양한 주체가 공식적으로 디지털 금융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 자산의 안전성과 투명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새로운 금융질서의 단초가 마련되고 있다.

 

한국 내에서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두고 논의의 불씨가 다시 타올랐다. 최근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등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결제 네트워크를 잠식할 경우, 국내 통화 주권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구축과 복지정책, 각종 지원금의 디지털 지급 등 실생활에서의 실제 적용 방안도 모색되고 있다. 

 

한편, ‘스테이블코인’ 열풍 속에 시장 과열에 대한 걱정도 공존한다. 핀테크·IT 기업 중심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며, 투기성 자금이 몰리는 모습이다. 미국 내 시장에서는 주가수익비율이 3200을 넘어섰다는 진단이 나오며, 과도한 기대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과 글로벌 확산 움직임은 한층 빨라지는 양상이다. 미국 연방주택금융청에서는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 보유를 대출 심사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신흥국 튀르키예는 거래 한도와 전송 메모 등 강력한 규제를 도입하며 금융질서 확립에 힘을 쏟고 있다.

 

시장 구조 역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테더(USDT)와 서클(USDC)이 시장을 주도하며, 스테이블코인 전체 시가총액은 2,510억 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들어 이더리움 기반 토큰의 거래량이 급증했고, 일부 시점에서는 글로벌 카드 네트워크 거래량을 넘어서는 흐름까지 나타났다. 이제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결제 생태계의 표준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이름 아래 금융 질서의 신세계가 열릴지, 또는 통화 주권이라는 마지막 방파제가 필요한 시점인지—시장은 팽팽한 긴장 속에 움직이고 있다. 정책과 기술, 시장 흐름이 맞물린 거대한 여정은 소비자와 기업, 투자자 모두에게 변화를 강요하며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정책 발표와 규제 변화, 그리고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이끌 핵심 주체들의 한 걸음 한 걸음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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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클#usdc#스테이블코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