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600 돌파·환율 1,421원 급등”…반도체 랠리 속 달러 강세 영향

코스피 지수가 10일 3,600선을 돌파하며 장중·종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도 1,420원대로 급등하며 글로벌 금융변수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주 랠리와 달러 강세가 동반되는 ‘엇갈린 신기록’이 시장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61.39포인트(1.73%) 상승한 3,610.60에 마감, 종전 신고점을 새로 썼다. 장 초반 3,598.11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한때 3,617.86까지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인 삼성전자(6.07% 상승), SK하이닉스(8.22% 상승)가 강세를 주도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10억 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이들은 지난 2일에도 3조1,270억 원을 순매수한 데 이어, 연휴 이후 매수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도 5.24포인트(0.61%) 오른 859.49로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1.0원 오른 1,421.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4월 30일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고치이자, 일일 상승 폭도 6개월 만에 최대다.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1,423.0원까지 올랐다가 장중 1,424.5원까지 기록한 후 1,420원대에 안착했다.

시장에선 미국 달러 강세와 연휴 중 대외변수 축적이 급등 원인으로 지목된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가 100선에 근접하면서 달러 수요가 확대됐다. 미국 정부의 3,500억 달러 현금 투자 압박 지속, 일본발 엔화 약세, 대외 재정 및 정책 불확실성 등도 복합적으로 영향을 줬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미국 관세 불확실성과 대미 투자 부담, 미국 정부 셧다운 우려 등으로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지며 원화 강세가 제약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미 연준의 금리 결정 시점과 주요국 재정건전성 우려 역시 당분간 환율 변동성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글로벌 대외 변수와 미국 정책 방향성에 따라 증시와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투자자들은 연내 추가 정책 변화와 경기 동향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