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첫 경기 1골 1도움”…모재현, 강렬 데뷔전→K리그1 20라운드 MVP 오른 사연
조용했던 경기장 공기는 전반 44분, 모재현의 헤더 한 방에 깊은 숨을 내쉬었다. 이적 후 첫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그는 마치 모든 시선을 기다렸다는 듯, 감각적인 득점과 패스 하나로 흐름을 뒤집었다. 이어진 추가 도움까지 이어지며, 팬들은 기대와 환호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 21일 강릉하이원아레나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0라운드 강원FC와 대구FC의 맞대결은 양 팀 모두 탄탄한 조직력과 신중한 경기 운영으로 출발했다. 긴 탐색전 속에서도 강원은 점차 볼 소유를 늘려가며 상대를 압박했고, 대구 역시 단단한 수비 블록으로 응수했다.

팽팽하던 균형은 전반 종료 직전 무너졌다. 모재현은 좌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절묘한 헤더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작성했다. 그가 흔들어 놓은 경기 분위기는 후반까지도 이어졌다. 후반 28분, 모재현은 빠른 타이밍의 패스를 김건희에게 연결했고, 김건희가 추가골로 화답했다. 이날 강원은 3-0의 완벽한 스코어로 대구를 제압하며, 공수 양면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득점과 도움을 모두 기록한 모재현의 활약은 즉시 기록으로 남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4일, 모재현을 K리그1 20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K리그2 경남FC와 김천상무를 거쳐 강원 유니폼을 입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첫 경기 만에 MVP로서 공식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강원 이상헌, 강투지, 박청효 역시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며 팀의 저력을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최용수 감독은 “새로 합류한 선수들의 빠른 적응과 공수 밸런스가 인상적이었다. 모재현의 활약이 팀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홈 팬들 역시 “데뷔전이 이토록 강렬할 줄 몰랐다”며 기대감 섞인 박수로 선수들을 맞이했다.
강원의 이번 승리로 상위권 경쟁 구도는 더욱 흥미로워지고 있다. 다음 21라운드에선 새로운 상대를 맞아 플레이오프권 진입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한 경기, 한 선수의 임팩트만으로도 공기가 달라지는 순간. 모재현의 데뷔전은 올여름 K리그1의 가장 뚜렷한 기억으로 남았다.
강원FC와 모재현의 다음 경기, 그리고 새로운 승부의 분수령은 6월 마지막 주 K리그1 21라운드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여름 바람과 함께 건네는 박수의 물결 속에서, 팬들은 묵묵히 그라운드를 채우는 선수들의 열정에 다시 한 번 위로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