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현장·민생 속으로"…정청래, 내란극복·사법개혁 마무리 다짐
정당 내 개혁 노선과 계파 갈등을 둘러싼 물음은 새해 정국에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여당 대표와 상임고문단, 중진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신년 인사회에서 개혁 완수와 당내 단합을 둘러싼 메시지가 교차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내란극복과 사법개혁 완수를 전면에 내걸고 6·3 지방선거 승리를 다짐했다. 그는 민주당 정부 출범 이후 정국 흐름을 언급하면서도, 향후 정국의 무게 중심을 민생과 국민 삶의 질 향상에 두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인사회 인사말에서 "올해는 내란극복, 사법개혁 등 우리 앞에 주어진 역사적인 개혁 작업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민생 개혁과 국민 삶의 질을 높이려는 희망을 안고 6·3 지방선거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 여러분 속으로, 현장 속으로, 민생 속으로 달려 나가겠다"고 말하며 대중 정치 행보를 예고했다.
정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종합특검 추진과 통일교 특검 필요성도 다시 꺼냈다. 그는 "종합특검, 통일교 특검 등 국민 여러분께서 바라는 정의롭고 민주적인 국가의 꿈을 이루고, 국민 삶과 행복을 위해서 함께 같이 뛰자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내란 관련 책임 규명과 사법개혁 과제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특검 드라이브를 통해 정치·사법 지형을 재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한 정 대표는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성을 부각하며 당의 역할을 부여했다. 그는 "1894년 갑오농민운동, 즉 대한민국 1년이 시작된 이래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 140년 동안 직진하진 않았지만 절대 후퇴하지 않은 민주주의 역사를 우리는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6년 새로 쓸 한 해의 역사가 국민과 함께, 당원 동지들과 함께 반드시 승리의 역사로 기록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당 상임고문단은 개혁 과제 추진과 함께 당의 시스템 정비, 단합을 당부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 겸 상임고문은 "민주당 정부가 출범하지 않고 과거 정부가 그대로였으면 과연 대한민국의 국익이 지켜지고 미래를 위한 노력이 제대로 이뤄졌을까를 생각하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당 지도체제나 여러 가지 갖춰야 할 부분을 국민 눈높이에 맞게 잘 갖춰주길 바란다"고 말하며 지도부 쇄신과 조직 정비를 주문했다.
또 다른 상임고문인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당정 관계를 운명공동체로 규정했다. 그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 정부는 같은 배를 타고 같은 강을 건너야 하는 운명공동체"라고 규정하며, 내란 극복과 사법개혁, AI 3대 강국 부상 등 핵심 국정 과제에서 당정 협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여당 내 일부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 온도 차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당정 일체감을 강조해 내부 균열을 경계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김태랑 상임고문은 당의 기강과 개혁 방향을 정조준했다. 그는 "당이 반듯한 모습과 바른길을 못 갈 것 같으면 절대 개혁에 성공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잡다한 일을 정 대표가 잘 정리하고 깨끗하게 청산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며, 최근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둘러싼 계파 갈등과 내부 잡음 수습을 정 대표에게 주문했다.
현장에서는 계파 구도를 둘러싼 농담 섞인 발언도 나왔다. 박지원 의원은 스스로를 "친청계"라고 소개하며 "우리가 분열했을 때 패배했고 단결했을 때 승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 친청계 아니에요? 청와대가 생겼으니"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 발언은 당내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를 축으로 한 이른바 명청 대결 구도라는 시각 속에서, 특정 계파 줄 세우기를 경계하고 단합을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는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계기로 당이 친명계와 비명계, 이른바 명계와 청계로 분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개혁 과제와 총선·지방선거 전략을 둘러싸고 노선 차이와 인물 경쟁이 겹치면서, 계파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나온다. 박 의원의 발언은 이런 기류를 의식해 당 전체를 포괄하는 상징 이름으로 재정렬하자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
신년 인사회를 마친 정 대표는 곧바로 역대 민주당 출신 대통령들의 묘역을 찾는 추모 행보에 나섰다. 그는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현충탑과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민주주의와 평화, 인권을 상징하는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상기하며 당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정 대표는 이어 경상남도로 이동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다.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도 예방할 계획이다. 민주당의 세 전직 대통령을 잇달아 찾는 행보는 당의 역사적 계보를 재정립하고, 내란극복과 사법개혁을 내세운 개혁 노선에 정통성 부여를 시도하는 행간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가 새해 첫날부터 개혁 완수와 민생 행보, 전직 대통령 추모를 결합한 메시지 정치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내란극복과 사법개혁, 특검 추진이라는 강경 개혁 기조를 유지하되, 동시에 국민 삶과 현장 행보를 강조함으로써 강경 일변도 이미지를 보완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뒤따랐다.
다만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비롯해 당내 계파 경쟁이 계속되는 만큼, 정 대표가 상임고문단 주문대로 지도체제 정비와 내부 갈등 수습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지도부 인선, 최고위원 보궐선거 결과, 개혁 법안 처리 과정에서의 당론 정리 방식 등이 정 대표 리더십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시작된 민주당의 새해 정치 일정은 곧바로 현충원 참배와 역대 민주당 정부 핵심 인사 예방으로 이어졌다. 당 지도부는 내란극복과 사법개혁, 민생 회복 과제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만큼, 국회는 새 회기에서 관련 입법과 특검 논의를 둘러싸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정부와 민주당은 향후 국정 과제 이행 과정에서 개혁 속도와 민생 부담 간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 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