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북이 전시로”…밀리의서재, 전독시 IP 확장 → 디지털독서 생태계 진화
오디오북과 온라인 웹소설이 오프라인 전시로 확장되며 책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밀리의서재는 롯데월드와 협력해 ‘전지적 독자 시점(전독시)’ 오디오북 감성을 현실 공간에 구현한 체험형 전시를 선보였다. 온라인 기반의 디지털 독서 경험이 현실 전시장으로 확대되면서 콘텐츠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프로젝트를 오디오북-전시 융합 비즈니스 모델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디지털 독서 플랫폼 밀리의서재가 7월 1일 개막한 ‘전지적 독자 시점 : 구원의 마왕 展’을 통해 처음으로 ‘전독시’ 공식 원화와 오디오북 일부 음원을 융합한 전시를 선보였다. 이 전시는 롯데월드 이머시브 플랫폼 ‘딥’에서 8월 23일까지 진행된다. 누적 조회수 20억회에 달하는 인기 웹소설 ‘전독시’는 이미 웹툰·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된 대표 IP다. 이번 전시는 오디오북 성우진의 내레이션, 원화, 실물 의상, 미공개 설정 등 실제 독서 감정 이입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이전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술적으로는 오디오북의 사운드를 다면 스크린, 현장 음향 시스템에 맞게 공간음향으로 재가공했다. 웹소설에서만 듣던 등장인물의 목소리가 전시 각 공간별로 맥락에 맞춰 배치됐으며, 성우진 역시 오프라인용 추가 녹음을 소화했다. 관람객들은 아날로그 전시존 ‘설화의 집’, 웹툰 콘티 원본 등 입체적 전시 기획을 체험하며 독서·청취 경험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게 됐다.
오디오북 기반 몰입형 전시는 디지털 콘텐츠의 오프라인화라는 새로운 시장을 연 사례로 꼽힌다. 밀리의서재가 제공하는 1개월 간의 구독권을 통해 전시장 체험이 밀리의서재의 온라인 플랫폼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를 통해 오프라인-온라인 간 독서 경험을 연결, 새로운 IP 수익모델 및 고객 접점을 창출하는 전략이다.
국내외 콘텐츠 시장은 이미 IP 기반 확장 경쟁이 격화된 상태다. 일본의 책과 전시 연계 사례, 미국 아마존의 드라마·오디오북 융합 등과 견줄 때, 이번 밀리의서재-롯데월드 협업은 오디오북이 전시 미디어로써 주도적으로 활용된 한국형 모델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다만 전시형 오디오북 콘텐츠에는 저작권·2차 창작 허용, 음원별 현장 맞춤화 등 실무적·법적 조율이 필수라는 과제도 따라붙는다. 업계 관계자는 “IP 확장의 성공 여부는 기술 구현을 넘어 콘텐츠 생태계 전체가 공존할 수 있는 규제·협업 구조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오디오 기반 융합 전시가 확산되면, 디지털 독서의 ‘몰입감’ 자체가 산업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독서, 감상, 체험의 경계가 무너지는 변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실험이 새로운 독서 시장 창출로 이어질지를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