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진영 단일화 흔들리나”...광주교육감 선거 앞두고 출마 행보는 속도전
교육감 선거를 둘러싼 진영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내년 광주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전교조 진영 후보들이 잇따라 출마 행보에 나선 가운데, 후보 단일화를 위한 기구 출범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반 이정선 연대 구도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27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김용태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장은 다음달 6일 광주과학기술원 오룡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김 전 지부장은 이미 내년 광주교육감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김 전 지부장은 노무현 재단 광주시민학교장 직함을 사용하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성홍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장, 오경미 전 광주광역시교육청 교육국장보다 우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출간될 책에는 교단에서 쌓아온 경험과 교육 철학, 향후 광주교육의 방향을 담았고, 출판기념회 슬로건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람 사는 세상과 유사한 사람사는 교육으로 정했다.
같은 날 오경미 전 시교육청 교육국장은 광주교육대학교 대강당에서 광주교육발전포럼 출범식을 열고 세 확장에 나선다. 오 전 국장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지부장 출신은 아니며, 지지 기반도 전교조 진영과 크게 겹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장휘국 전 광주광역시교육감 재임 시절 교육국장을 지낸 이력 때문에 김용태 전 지부장과 함께 반 이정선 연대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오 전 국장은 포럼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인지도를 높이며 향후 행보를 모색할 계획이다.
지난 선거에 이어 두 번째 도전에 나선 정성홍 전 지부장은 지난 25일 일찌감치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정 전 지부장은 3대 교육정책 방향과 10대 과제를 제시하며 이정선 광주광역시교육감의 정책 기조를 정면으로 겨냥해 존재감 부각에 나섰다.
정 전 지부장은 매일 아침 출근길 인사를 이어가며 시민 접점을 넓히는 중이다. 그는 출마 선언 자리에서 시민사회단체가 만드는 룰을 따르겠다는 의지가 확고하고 그것이 시민의 명령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한다며 전교조 진영 단일화에 우선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전교조 진영 인사들의 개별 행보가 속도를 내는 것과 달리 이들이 공감대를 형성해온 후보 단일화 작업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전교조, 광주교사노조, 민주노총 등 광주지역 2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추진 중인 가칭 민주·진보·시민교육감 후보 광주시민공천위원회는 출범식을 연기한 상태다.
이 때문에 단일화 논의 초기 동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지역 교육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특히 광주교육시민연대 등 주요 교육사회단체 협의체가 과거 시민단체 주도 교육감 후보 단일화 과정과 이후 전개에 실망감을 드러내며 공천위원회 참여를 꺼리고 있는 점이 단일화 지연의 핵심 요인으로 지적된다.
교육감 선거 관련 여론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정치인 연계 직함 사용 문제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단체 내부에서는 특정 정치인 이미지와 연동된 직함이 교육감 선거의 비정당성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며 단일화 논의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천위원회 한 관계자는 아직 시간 여유가 있기 때문에 좀더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해 단일화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반드시 후보 단일화를 통해 새로운 광주교육의 방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내년 광주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전교조 진영 후보들이 각각의 정치적·조직적 기반을 다지는 가운데, 단일화 구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정리될지가 선거판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치권과 교육계는 공천위원회 논의가 재가동되는 시점을 기점으로 반 이정선 연대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