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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안보 자신감 회복 시 대화 테이블로”…전문가들, 대북 정책 로드맵 촉구
정치

“북, 안보 자신감 회복 시 대화 테이블로”…전문가들, 대북 정책 로드맵 촉구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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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미국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을 둘러싼 논의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고조됐다. 5일 서울 이화여대 포스코관에서 열린 한국세계지역학회 학술회의에서는, 북한이 안보 자신감을 재확보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행정부와의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이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행사는 이화여대 통일교육선도사업단과 공동 주최로 마련됐다. ‘세계 지역 불안정과 한반도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북한의 최근 대외 행보와 국제 정세 변화 속에서 한국의 대책 마련 필요성이 집중 조명됐다.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이후 북한 핵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은 안보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했을 때 북미 대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며 “중국 전승절 참석 등 대외 공세 이후 트럼프 측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대화를 제안한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를 수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이 핵 개발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홍 전 장관은 “북한이 협상용 카드로 핵을 활용하지 않고 있다”며 “비핵화 합의는 물론, 북미 간 핵군축회담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안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의 방어력 훼손을 막기 위해 사전에 비핵화 로드맵을 수립하고, 이에 대한 내부적 합의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북한 노동당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 7월 “핵을 보유한 두 국가가 대립해선 서로에 이로울 것이 없다”고 밝힌 점은,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조건에서만 대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전재성 서울대 교수도 “북핵 문제와 대북 관계는 여전히 한반도에 국한된 이슈이지만, 국제환경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대중국 봉쇄 정책과 한국의 한반도 안정전략이 맞닿는 접점에 대한 외교적 설계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단기 성과보다 지속가능한 억제와 대화 병행 전략을 주문했다.

 

이처럼 북한의 비핵화 여부와 북미 대화 재개 전망을 둘러싸고 한국 안보에 미칠 파장의 무게감이 커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 가능성을 비롯한 국제 정세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체계적인 대북 정책 로드맵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다가오는 국제 정세 변화와 한반도 안보 환경을 고려해, 북한이 참여하는 협상 국면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전략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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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용표#한국세계지역학회#북미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