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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권 수호 선두 선언”…김대중, 32세에 민주당 입당 성명 남겼다
정치

“민권 수호 선두 선언”…김대중, 32세에 민주당 입당 성명 남겼다

윤찬우 기자
입력

민권 수호를 둘러싼 세대 갈등이 정국의 주요 의제로 부상한 가운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32세 때 남긴 민주당 입당 성명서가 70년 만에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민주당의 창당 역사를 둘러싼 자료 공개는 한국 정치의 뿌리에 관한 논쟁적 물음을 던지고 있다.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은 17일, 민주당 창당 70주년을 맞아 김 전 대통령이 발표한 '민주당 입당 성명서'를 포함한 민주당 관련 사료 4점을 공개했다. 이들 자료는 1955~1959년 작성된 원문 기록으로, 김 전 대통령이 젊은 시절 보인 민주화와 야당 투쟁의 초심을 담고 있다.

공개된 성명서에서 김 전 대통령은 "현하 유일한 야당으로써 민권수호의 선두에 서서 투쟁하고 있는 민주당에의 입당을 결심하게 된 것"이라며, 당시 집권 세력의 관료 특권과 폭압정치에 맞서 민권 승리를 위해 정치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그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관권의 폭위 앞에 최후 잔멸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사료에는 1955년 6월 15일 김 전 대통령이 직필한 '신당운동은 왜 좌절했나'라는 기고문도 포함됐다. 이 글에서 당시 시사평론가였던 김 전 대통령은 보수 중심으로 출범한 민주당을 비판하며 "극우적 신당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후 그는 민주당에 합류해 장면 박사와 함께 중앙정치 무대에 올랐다.

 

또 1959년 10월에 작성된 '장면 박사 대통령 지명 추천 취지문' 등 당시 민주당 대선 과정에 적극 참여한 기록, 장면 부통령·김상돈 의원과 함께한 사진 등도 함께 공개됐다. 도서관 측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당 창당 시기부터 당의 진로를 고민하고 역할을 고민했다는 점은, 민주화 이행기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봉암 등 진보 진영과의 연대 시도가 뒤늦게 재조명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료 공개가 민주당의 야당 정체성과 진보 세력 연합의 뿌리를 다시 성찰하게 한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김 전 대통령의 입당 성명서가 현 정국의 야당 역할론, 세대 교체론 논쟁과 맞닿아 있다고 해석한다.

 

70주년을 맞은 민주당은 창당 정신 계승과 세대 통합을 둘러싼 내부 논쟁이 한창이다. 도서관 측은 “역사적 사료 공개를 계기로 민주당의 헌정 질서 수호와 야당 정체성이 다시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과 정치권은 창당 의미를 돌아보며 미래 비전을 두고 격론을 이어갈 전망이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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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민주당#김대중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