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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부진에 멈춘 발걸음”…오지환 2군행→LG 희비의 변곡점
스포츠

“타격 부진에 멈춘 발걸음”…오지환 2군행→LG 희비의 변곡점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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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조용했지만, 명단을 바라보는 선수들의 시선은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오롯이 자신만의 루틴에 집중하던 오지환의 이름이 주전 명단에서 빠진 순간, LG 트윈스 더그아웃엔 이례적인 정적이 흘렀다. 시즌 초부터 적지 않은 경기를 소화했지만, 최근 타격 슬럼프는 선수와 팀 모두에게 쉽지 않은 짐으로 남았다.

 

LG 트윈스는 9일 공식 엔트리 조정에서 오지환을 2군으로 내려보내기로 결정했다. 올 시즌 179타수 39안타, 6홈런, 26타점, 타율 0.218로 주전 유격수다운 존재감에는 아쉬움을 남겼다. 염경엽 감독은 오지환이 타격과 수비 양면에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2군에서 재정비의 시간을 주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팀 수뇌부가 결정한 변화 속에는, 앞으로 펼쳐질 후반기 레이스에 대비한 묵직한 메시지가 담겼다.

“타격 부진 여파”…LG 오지환, 2군행 결정→임창민도 엔트리 말소 / 연합뉴스
“타격 부진 여파”…LG 오지환, 2군행 결정→임창민도 엔트리 말소 / 연합뉴스

좌충우돌은 비단 LG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임창민 역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는 순간, 마운드의 색깔이 뚜렷하게 달라졌다. 임창민은 올 시즌 13경기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으나, 불펜진 안정감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변은 KIA 타이거즈 외야수 김석환에게도 이어졌다. 그는 한화전 수비 중 펜스에 부딪히며 오른쪽 어깨 통증을 호소했고, 곧장 엔트리에서 빠졌다. 비록 큰 부상은 아니라는 진단이 내려졌지만, 팀은 신중하게 회복 시간을 보장하기로 했다.

 

엔트리 변화는 평범한 소식이 아니다. LG, 삼성, KIA는 주축 선수 공백 탓에 시즌 중반 전력 재정비라는 커다란 숙제를 떠안게 됐다. 각 팀은 2군 자원 발탁이나 적극적인 내부 경쟁을 통해 흔들린 균형을 바로잡으려는 움직임을 예고하고 있다. 2군에서 준비된 선수들이 새롭게 무대를 밟을 기회를 얻게 된 지금, 이 거대한 변화는 누군가에게는 다시 쓰는 도전장이 될 전망이다.

 

야구장의 밤은 이처럼 이별과 재회의 순간들이 섞여 귓가를 맴돈다. 난조를 딛고 다가오는 주말 시리즈에서 LG 트윈스는 2군 선수들을 앞세워 반등을 노리고 있다. 삼성과 KIA 또한 고심 끝에 짜여진 새로운 엔트리로 또 다른 추억을 만들 준비를 마쳤다. 흔들리는 균형 앞에서, 선수들과 팬들 모두의 기다림은 다시 하나의 질문이 된다. 이 야구의 기다림과 새로운 기회, 그 시간 위에 6월의 그라운드는 조용히 또 하나의 이야기를 쌓고 있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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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lg트윈스#임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