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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오열에 흔들린 식탁”…독수리 5형제, 치매 앞 가족애 깨졌다→잊혀진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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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오열에 흔들린 식탁”…독수리 5형제, 치매 앞 가족애 깨졌다→잊혀진 약속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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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끝, 노모 박정수의 쓸쓸한 어깨가 한 끼 식탁 위로 조용히 내려앉았다.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의 가족들은 재산각서를 앞세운 단단한 대립 끝에, 치매 진단 앞에서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졌다. 이 허물어진 울타리 안에 박정수의 흔들리는 눈빛과 멈춰선 그림자가 깊은 감동으로 새겨졌다.

 

이날 박정수는 엄지원이 연기하는 마광숙 앞에서 단호히 재산 포기 각서를 요구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도시 한복판, 무심히 오가는 오후의 풍경 속에서 가족은 서로를 향해 점점 더 마음의 문을 닫아갔다. 하지만 박정수가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헷갈리는 혼돈의 순간을 맞닥뜨렸을 때, 가족 모두의 심장은 다시 한 번 뜨겁게 살아났다.

KBS 2TV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
KBS 2TV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

안재욱이 맡은 한동석은 끝내 “월권이자 지나치다”며 장모를 제지하고, 가족 사이의 불씨를 다시 붙잡으려 애썼다. 박정수는 낯선 다방에서 자신의 위치를 잊고 어딘가를 바라보며 방황했다. 결국, 엄지원의 다급한 손길과 다방 직원의 도움으로 박정수의 행방이 드러났다. 박정수가 마광숙의 집에서 하루를 보내게 된 날, 적막과 경계로 얼어붙은 공간조차 시간 속에서 부드럽게 풀려갔다.

 

이윽고 “딸 노릇 하겠다더니 빈말은 아니었어”라는 박정수의 담담한 한마디. 그 속엔 딸과 며느리, 어머니와 손녀로 이어진 생의 깊이가 서렸다. 가족 모두는 치매 시인이라는 현실과 마주서며, 서로를 향한 걱정과 애착, 두려움과 따스함을 넘나들었다. 손녀들은 충격과 슬픔에 젖었다. 그러나 한동석은 “초기 증상이라면 지금부터라도 돌보면 된다”는 진정성으로 가족을 품에 안았다.

 

이번 회차는 치매라는 삶의 여정에 찾아온 큰 굴곡이, 가족이라는 참된 이름 아래서 어떻게 연대와 치유로 변모하는지 그려냈다. 재산과 신뢰, 분노와 용서의 감정이 교차한 집안은 결국 보살핌과 책임,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관계의 힘으로 나아갔다. 시청자들은 이들이 만들어가는 온기 어린 성장에 자신을 비추며 뭉클함을 느꼈다.

 

앞으로 박정수와 가족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서로의 빈자리를 보듬는 하루가 또 어떤 파문을 불러올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는 노년의 병, 세대의 갈등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하며 가족의 재정의를 시도한다. 해당 회차는 국내 시청자들에게 진한 공감대를 전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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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독수리5형제를부탁해#엄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