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200 돌파 후 주춤”…반도체주 강세에도 외국인 매도 제한
코스피가 11일 장중 3,200선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경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차익 매도가 이어지면서 상승 폭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환율 부담과 글로벌 증시 영향 등 다양한 요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오전 9시 40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1.54포인트(0.05%) 오른 3,184.77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3,186.35로 출발해 장중 한때 3,216.69까지 오르며 2021년 9월 이후 약 3년 10개월 만에 3,200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이후 매도세가 유입되며 3,180대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투자 주체별 매매 동향을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1,467억 원을 순매수하는 한편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238억 원, 184억 원 순매도 중이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도 995억 원에 달하는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3원 오른 1,372.3원에 장을 시작해 환율 상승 부담이 시장에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전일 미국 뉴욕증시는 미국과 브라질 간 무역 갈등에도 불구, 3대 주요 지수가 동반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브라질산 수입품에 관세 인상을 시사한 데 따른 지정학적 변수에도 비교적 흔들림 없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엔비디아가 0.75% 상승하며 종가 기준 사상 첫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했고, 대만 TSMC의 2분기 매출도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글로벌 반도체주의 호조세에 힘입어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주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 SK하이닉스는 3.03% 올라 30만 원대를 회복했고, 삼성전자도 1.56% 상승했다. 이 밖에 KB금융·현대차·기아 등 금융·자동차주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0.83%), LG에너지솔루션(-0.31%), NAVER(-1.25%) 등 일부 대형주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전기전자(1.27%), 운송창고(0.95%), 통신(1.42%) 업종이 강세인 반면 유통(-1.14%), 제약(-0.59%) 등은 약세다.
코스닥 시장도 상승 흐름을 탔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98포인트(0.50%) 오른 801.68로 12거래일 만에 8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16억 원, 25억 원 순매수에 나선 가운데, 개인투자자는 364억 원 순매도 중이다. 시총 상위 에코프로비엠(3.05%), 에코프로(3.09%), HLB(4.35%) 등 이차전지 및 바이오주가 강세를 주도했다. 반면 알테오젠(-1.11%), 리가켐바이오(-3.67%) 등 일부 바이오주는 하락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술주 강세가 당분간 국내 증시 흐름을 이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고점 부담과 원/달러 환율 상승, 외국인 투자 심리 둔화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본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트럼프의 변수는 여전하지만 시장은 큰 충격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며 “TSMC의 2분기 사상 최대 매출은 국내 반도체주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향후에는 글로벌 경기 흐름, 원화 환율, 미국 증시와 주요 기업 실적 발표 등 외부 변수에 따라 국내 증시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반도체주 흐름과 함께, 외국인 자금 유입과 환율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